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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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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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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의지팡이

식물 이름 가운데는 험상궂은 이름을 가진 것도 있다. 오늘 만나는 도둑놈의지팡이도 그런 이름이다.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줄기를 보나 잎이나 꽃을 보아도 도둑놈과 관련이 없는 것 같다. 도눅놈의지팡이는 콩과식물로 얼핏 보면 아까시나무를 닮았으나 가시가 없고 키도 크지 않아 1m 정도로 자라며 아까시나무가 목본식물인데 이 아이는 해마다 뿌리에서 새로 자라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전 세계에 이에 속하는 식물이 약 20여 종이 서식한다는데 우리나라에는 1종뿐이다. 6~8월에 연황색의 꽃이 줄기 끝에 30cm 정도의 길이로 주렁주렁 달린다. 다른 풀들에 비해 키가 커서 얼른 눈에 띄는 들꽃이다.

지상부의 식물 전체를 보면 꽃도 아름답고 줄기도 험악스럽지 않은데 왜 도둑놈의지팡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풀꽃 종류로서는 줄기가 지팡이로 삼을 만큼 굵기는 하지만 지팡이 감으로는 쓸 만큼 단단하지 못하다. 그런데도 도둑놈의지팡이인 것은 뿌리의 모양이 굵고 울퉁불퉁하며 긴 것이 지팡이를 닮았고 옛날엔 도둑놈들이 지팡이를 갖고 다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뿌리의 모양은 못생겼지만 그 쓰임은 매우 유용한 약재다. 한방에서 맛이 쓰고 인삼의 효능이 있어 고삼(苦蔘)이라고 하여 소화불량, 신경통, 간염, 황달, 치질 등에 처방한다고 한다. 민간에서도 뿌리나 줄기를 달여서 살충제로 쓰기도 했는데 예전 화장실에 넣으면 벌레들이 죽었다고 한다. 근년에는 차를 끓여 마시면 혈당을 낮추고 면역기능이 있어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하나, 옛날 화장실에 넣어 벌레를 죽였듯이 독성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강력한 살충, 살균 작용을 갖고 있다고 하니 ‘도둑놈’이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독하긴 독한 모양이다. 한방의 약재로, 건강을 위한 차로 이용되는 등 쓸모가 많지만 산에 흔하게 자라고 있어 따로 약초로 재배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강화 필자의 집 근처에도 몇 십 미터만 산으로 오르면 쉽게 눈에 띄는 만큼 흔하게 자라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산이 들어와 국산 약초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값싼 인건비를 등에 없고 저가공세로 우리 약초의 자리를 공략하는 것을 보면 6.25 동란 때 북한의 편을 들어 인해전술로 덤벼들어 통일을 막았던 일이 새삼스럽다.

‘뱀의 정자나무’라고도 불리는데 그 그늘 밑에 뱀이 쉬어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들꽃을 만나러 다니면서 아직 이 식물 밑에서 뱀을 만나지는 못했다. 해마다 봄에 다시 돋아나는 다년초이면서도 풍성하기 때문에 아마도 그 그늘에 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지었지 않았을까? 꽃말이 ‘보물’인 것은 흔하게 자라면서도 효능이 좋은 약초이기 때문이리라.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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