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목회 분류

은사중지론과 방언 문제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은사중지론과 방언 문제

성령사역의 본질(31)

 

배 본 철(성결대학교 교수, 성령의 삶 코스 대표)

 

한국 신학계에서의 성령론 논쟁은 주로 오순절 성령 강림의 단회성과 지속성 여부의 관점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방언에 대한 부정적 비판을 위해 신학적 기반을 제공한 것은 주로 정통 개혁주의 성령론의 영향이었습니다. 카이퍼(Abraham Kuiper)는 20세기 초엽까지 활동했던 네덜란드의 칼빈주의 개혁신학자이자 정치가로서, 그의 사상은 현대 개혁주의신학 발전에 큰 몫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는 성령의 편재성과 연속성과 불변성에 근거해서 볼 때 오순절적인 성령 강림을 다시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워필드(B. B. Warfield)나 개핀(Richard B. Gaffin)은 예언, 방언, 신유와 같은 특별 은사는 사도시대까지로 중지되었기 때문에 현대 교회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 호케마(Anthony Hoekema)도 역시 기적적인 은사들은 사도시대로 종결되었다고 보면서, 오늘날의 방언을 말하는 현상은 심리학적으로 유발된 인간의 반응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개핀은 오순절파 성령세례의 근본적인 문제가 신자의 경험 속에서 성령과 그리스도를 구분하는 데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은사 문제에 있어서도 그는 방언이나 예언은 교회로부터 사라지게 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1970년대에 들어와서는, 본격적으로 박형룡 박사의 성령론이 <신학지남>(神學指南)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분은 1971년 가을호와 겨울호에 “성령의 세례와 충만”이라는 글을 연재하였습니다. 이 같은 박형룡 박사의 성령론은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수학할 때 핫지(Charles Hodge)나 워필드 등의 가르침에 영향을 받아 성령 강림의 단회성과 성령 은사의 중단성에 강조를 둔 것입니다. 이때부터 한국 개혁주의 신학계에는 박형룡 박사의 『교의신학』(1972)을 중심으로 중생과 성령세례의 동시성을 강조하는 노선의 저술들이 잇달아 소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980년대에는 신성종, 김해연 교수 등이 성령 은사의 중단성에 입각한 정통 개혁주의 성령론의 입장에서 방언에 대한 비판에 나섰습니다. 신성종 교수는 “방언의 현상은 기독교만의 독특한 현상은 아니며 다른 종교와 철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방언의 기원을 성령에게 둘 수 없음을 보여 준다”고 하면서, 오늘날 행해지는 방언과 예언 등은 성령의 역사로 나타나는 은사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도직과 성경 기록과 직결된 예언과 방언은 사도직이 끝나면서 종결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방언이 완전히 중지되었다고 보기에 어려운 이유는, 이 방언의 기원이 현대에 와서 반드시 성령만은 아니고 심리적인 경우나 인위적 조작의 경우나 심지어 사탄적 기원도 없지 않다는 점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김해연 교수는 당시 교회에 성령세례에 대한 잘못된 오해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제언을 다음과 같이 하였습니다; “성령세례를 받으면 방언하고 또 방언해야만 성령세례를 받았다고 하는 이론에는 도저히 동감할 수가 없다. 사도행전 및 제자만 방언을 했지 모든 신자와 제자가 했다는 성서적 근거는 없다. 사도 바울이 말하는 방언과 사도행전에서 말하는 방언은 다르기 때문에, 성령세례를 받으면 방언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

 

그런가 하면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의 노선에 서있던 차영배, 안영복 교수 등은 자기들의 성령론 입장이 방언을 동반한 오순절주의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변증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들의 노선이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과 초기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성령세례 전통을 충실히 따른 것임을 역설하게 되었습니다.

차영배 교수는 <신학지남> 1981년 여름호 권두언에서 당시 교계를 혼잡하게 하고 있던 성령운동의 여러 잘못된 현상을 경계하였습니다. 이는 특히 1970년대 이후 오순절주의에 대한 경계와 비판이 한국 신학계의 큰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오직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주시는 세례가 소위 성세(聖洗)이므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확실한 의식이 따르게 된다. 이러한 의식이 없는 단순한 방언은 그리스도의 세례일 수 없다.”

위와 같이 차 교수가 방언을 성령세례와 연결시키지 않는 것을 볼 때, 그의 성령론은 오순절주의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봅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