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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를 위함이라(에스더 4: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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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를 위함이라(에스더 4:13-14)

-에스더는 구세주가 오시는 길을 예비했다.

 

에스더에는 제 1차 귀환과 2차 귀환 사이 즉 에스라 6장과 7장 사이에 일어났던 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본국으로 귀환하는 대신 바사에 잔류하였던 대다수의 유대인들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다. 이 성경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지만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와 보호의 손길이 전편에 나타나 있다. 에스더서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1장에서 5장 까지는 유대인의 위기, 6장에서 10장 까지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로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이다.

바사왕 아하수에로(크세르크세스1세, 486-465 B.C.)가 큰 잔치를 배설하고 왕후 와스디에게 미모를 자랑토록 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일로 인해 왕비는 왕궁에서 추방되고 새 왕후를 물색하게 된다(에1:1-22). 이때 사촌 모르드개에 의해 양육되었고 느부갓네살에 의해 사로잡혀왔던 한 아름다운 유대 고아소녀인 에스더가 왕후가 되었다(에2:1-20).

아하수에로왕의 총리대신인 하만은 유대인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절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유대민족을 미워하였다(에3:1-6). 하만은 왕의 재가를 얻어 조서를 내려 유대인 학살 음모를 꾸몄다(에3:7-15). 하만은 주사위의 일종인 부르를 던져 유대인 학살날짜를 12월에 해당하는 아달월 13일로 정했다(에3:7). 곧 아달월 13일 하루 동안에 모든 유대인을 노소나 어린아이나 부녀를 무론하고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도록 하였다(에3:13). 유대인들에게는 심각한 사태였다. 유대인들은 크게 애통했고, 금식하고 부르짖으며 굵은 베를 입고 재에 누웠다(에4:3).

모르드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즉각 에스더를 불러 왕에게 나아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했다. 제2인자인 하만이 주도하는 일이기에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왕뿐이었다. 그러나 당시 궁중법에는 누구든지 왕의 부름이 없이 왕 앞에 나아가는 것은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로 다스렸다. 이것은 왕의 신변보호를 위해 제정된 법이었다. 그래서 에스더는 왕에게 나아가기를 주저했다. 그리고 그때는 왕이 에스더를 부르지 않은지 이미 30일이나 되었을 때였다. 모르드개는 에스더를 향해 “너는 왕궁에 있다고 혼자 살 것이라고 생각지 말라. 네가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방법으로 구원을 받겠지만 너와 네 아비 집은 멸망할 것이다. 네가 왕후가 된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니냐”(에4:14)라고 책망했다. 모르드개의 책망에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왕에게 나아간다(에4:16). 의외로 왕은 기쁨으로 에스더를 맞았다. 힘을 얻은 에스더는 왕과 총리하만을 연회에 초청했다(에5:1-4). 왕과 왕후의 초대를 받아 연회를 마치고 궁궐을 나서는 하만에게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대궐문을 지키던 모르드개만은 하만에게 굽실거리지 않자 분노한 하만은 신하들을 시켜 50자 가량의 장대를 세워 그를 매달아 죽일 계획을 세운다(에5:13-14).

하나님께서는 결정적인 때를 맞추신다(전3:1). 그날 밤 왕은 이상하게도 잠이 오지 않아서 신하를 시켜 궁중실록을 가져와 읽게 했다. 이때 모르드개가 왕에 대한 모반음모를 사전에 막아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모르드개에게 아무런 포상이 없었던 것을 알고 총리하만을 불렀다(에6:1-3). 왕은 하만에게 자신이 특별히 예우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의견을 물었다. 하만은 포상 받을 사람이 자기 외에 누가 있을까 생각하고는 신하 가운데 가장 높은 사람을 시켜 포상 받을 자에게 왕의 옷을 입히고, 왕의 말을 타게 하고, 시가행진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에6:4-9). 왕은 하만에게 그가 왕에게 말한 그대로 모르드개에게 포상하도록 명했다. 50자 되는 장대에 매달려 죽을 뻔했던 모르드개는 오히려 하만의 안내를 받으며 극진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에스더는 다음 날도 왕과 하만을 연회에 초대했다. 기분이 흡족해진 왕은 왕후에게 소원을 물으며 나라의 절반이라도 줄 수 있다고 했다(에7:2). 이것은 사랑과 신뢰와 선대의 표현이다. 이때 에스더는 하만의 유대인 학살음모를 밝히고 자기민족을 구해 줄 것을 호소했다(에7:3-6). 화가 난 왕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하만은 에스더를 붙잡고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왕이 다시 에스더의 처소로 돌아와 보니 하만은 왕후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왕은 하만이 왕후를 겁탈하려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를 처형시켰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처형하려고 준비해 두었던 교수대에 자신이 달려 죽임을 당했다(에7:7-10). 모르드개는 하만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되었고(에8:2), 유대인들은 학살의 위기에서 구원을 받게 된 것이다. 아하수에로왕은 유대인들로 하여금 그들의 생명을 보존하도록 허락한 것이다(에8:9-14).

에스더가 없었다면 히브리 민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이때는 그리스도가 오시기 500년 전인데, 만일 유대민족이 멸절되었다면 메시아가 있을 수 없고, 하나님의 구원계획이 이루어질 수 없다. 하나님은 한 민족을 통해 구원의 역사를 진행해 오셨기에 그 민족을 남겨두셨던 것이다. 결국 에스더는 구세주가 오시는 길을 예비했던 것이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왕에게 나가 자기 백성을 위해 구원을 호소했던 에스더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장대, 곧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그리스도의 구속의 역사를 희미하게 예표하고 있는 것이다.

 

신재철(초원교회 담임목사, 부산외대 겸임교수, 한국교회 송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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