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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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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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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5.>

계란파동

 

언론사들마다 앞 다퉈 전하는 소식은 온통 농약에 오염된 계란에 관한 것이다. 지난 주간 내내 농약에 오염된 계란 이야기가 온 나라의 화제다. 맹독성 약품에 오염된 계란이 국내에서도 나왔다는 소식과 함께 계란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양계업자, 유통업자, 가공업자, 누구도 예외 없이 전 국민이 계란이 농약에 오염되었다는 소식은 재앙이라고 할 만큼 충격이 컸다. 발표기 직전 까지도 국민들 모두가 아무런 의심없이 잘 먹었던 계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계란 중에 일부가 농약에 오염되었다는 발표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게다가 관리감독을 하는 정부기관의 오락가락하는 발표와 검사의 허점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불안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이 터지면서 국내의 양계농가의 실태와 특별히 친환경인증제도의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편리성만을 내세워 본래의 목적과 취지와는 거리가 먼 제도로 국민의 먹을거리를 관리해왔음이 드러났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나 현대인의 가치관, 즉 생산성과 경제성이 전제가 된 제도의 운영과 생산 시스템이 이번 사태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식 양계산업이 들어오면서 의식 없이 받아들인 것이 공장식 계사(鷄舍)와 사육방법이다. 즉 A4용지 한 장 크기의 면적에 산란용 닭 한 마리를 기를 수 있도록 아파트처럼 쌓아서 만든 사육장이 문제다. 병아리를 그렇게 작은 공간에 넣어서 6개월 기르면 알을 낳기 시작한다. 닭은 그 안에서 폐기처분 될 때까지 오직 먹고 알을 낳는 기계로 살아야 한다. 좁은 공간에서 닭이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일어섰다 앉았다 하는 정도다.

그렇게 좁은 공간에 가두어 활동할 수 없도록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를 오직 알을 낳도록 하는데 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둘째는 좁은 공간을 이용해서 생산량을 높이기 위함이다. 여기에 닭의 건강이나 건강한 알을 위한 배려는 없다. 닭이 건강해야 생산되는 알도 건강하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양계방식은 그러한 것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오직 생산성과 경제성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닭에 대한 배려는 사전에 없다. 단지 알만 낳으면 된다는 논리만 있을 뿐이다.

게다 인간의 욕심은 닭에 대한 학대를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지혜의 승리(?)로 여긴다. 닭의 습성을 이용해서 알을 더 많이 낳도록 강제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양계농가의 현실이다. 즉 닭은 절벽수준의 야맹증(夜盲症)의 동물이다. 해가 지기도 전에 닭은 잠자리를 찾는다. 일단 어두워지면 꼼짝을 못하는 것이 닭이다. 대신에 새벽에 먼동이 틀 때 가장 먼저 깨어나는 것도 닭이다.

이러한 닭의 습성을 이용해서 인간은 계사(鷄舍)에 붉을 밝게 켜서 닭이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닭에게 한 번 정도의 사료를 더 먹인다. 닭은 낮이 길어졌다고 착각을 한다. 이때 닭은 알을 하나 더 낳게 된다. 결국 하루에 두 개의 알을 낳게 되는 것이다. 물론 매일 두 개를 낳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전체 평균산란율은 80%정도로 본다면 거의 하루에 두 개의 알을 낳는다는 것은 농가의 입장에서는 사료 값과 전기료를 계산하더라도 이익이 된다. 이러한 계산에 의해서 닭은 알을 낳는 기계로 전락된 것이다.

결국 닭은 혹사를 당하는 것이고, 닭의 체력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운동을 전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먹고 오직 알만 낳도록 강요당하는 상태에서 사육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닭의 체력은 바닥에 이르고, 기생충과 전염병이 공격할 때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녀석들에게는 전혀 없다. 사람들은 그러한 닭을 지키기 위해서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한다. 사료를 통해서, 그리고 주사를 통해서 체력이 최악의 상태에 이른 닭들에게 바이러스나 전염병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약품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농가들은 독성이 강한 약품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 알을 소비자들이 먹게 되는 것이다.

이번 계란파동은 인간의 욕심을 드러낸 것일 뿐,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니다. 과거엔 없었던 것도 아니고, 다만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난 것이다. 먹고자 하는 것을 싸게 많이 먹으려고 하니 생산 단가를 맞추기 위한 희생을 닭들에게 요구한 것이다. 결국 약해진 닭들이 온갖 전염병이나 질병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금지된 약품까지 사용하게 된 것이다. 생산자는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만을 생각한 결과 닭에 대한 배려는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 피해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피할 수 없기에 자업자득인 셈이다.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를 헤아리는 것도 신앙인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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