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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 확산이 성숙한 사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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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 확산이 성숙한 사회를 만든다
 

모압 땅에 와 사는 유대인과 결혼했던 모압 여인이었습니다. 남편이 죽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시어머니는 그녀를 친정으로 돌려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이 때 “어머니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이고, 어머니의 백성이 내 백성”이라고 고백하며, 시어머니를 따라 낯선 땅으로 갔던 여인이 “룻”입니다. 시어머니의 고향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추수가 끝난 밭에 가서 이삭을 줍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했던 일이 이삭줍기였지만, 이 일도 성실히 했던 룻을 위해 하나님은 밭주인의 마음을 움직여 다른 밭에서 이삭을 주었던 사람들보다도 몇 배는 더 거두게 하셨습니다. 이삭을 줍는 사람을 생각해, 종들로 하여금 이삭을 많이 떨구게 했던 보아스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얼마나 더 넉넉해 질까요?

올해 인천기독병원은 낡은 진료장비를 새것으로 교체하였습니다. URS scope set, BMD 골밀도 측정기, ESWL 쇄석기, 그리고 DR X-ray-1/Portable DR Upgrade-2 등 진료 장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병원 안에서 원장님과 각 부서장이 모여 새롭게 진료장비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의료기기를 운영하기에 전에 하나님께 감사 드린 이 일은 일은 하나님께서 인천기독병원의 주인이시고 우리가 하는 일이 직업을 넘어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일을 하고 있다는 소명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천기독병원 의료진은 설립 목적이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세워진 것이 아니라, “선교를 목적으로 하고, 병든 자들을 치료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서”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로 세워진 병원인 것을 알기에 직원들은 아침마다 모여 선교적 사명을 고백하며 기도하고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기에 병원에서 하나님께 감사 드리는 모습은 자연스럽습니다.

우리 사회가 헐벗고 어려웠던 시절부터 인천기독병원은 인천과 주변 지역의 많은 환자들을 치료했습니다. 주변에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세워지고 빠르게 성장해 가는 동안, 인천기독병원이 다른 병원처럼 성장하지 못해서, 낙후된 시설과 기계들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시각을 달리해서 이 모습을 보면 환자를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지 않고 “정직한 진료만을 고집해 시설에 투자할 만큼의 이익을 내지 못한 결과”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잠시 캐나다 대학에서 공부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엿 볼 기회가 있었는데, 캐나다 대학은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일에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은 등록금을 학생을 교육하는 일에 사용합니다. 그렇다고 대학의 건물이나 시설이 늘 형편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 사회의 독지가, 정부의 기금, 그리고 기업의 기부금들로 교육에 필요한 건물을 신축하고 시설을 확충해 가고 있었습니다.

자식에게 부를 물려주는 일보다는 기부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신앙인들이 많고,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보다 대학이나 자선단체 혹은 지역 병원을 후원하는 일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 안에 있는 학교, 병원 기타의 공공기관들을 향한 기부 문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다양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그들이 사는 사회를 성숙하고 살기 좋은 사회로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도 아직 부족하지만, 점점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정부나 기업의 기부의 횟수와 양이 지금보다 더 많아 질 것이 분명합니다. 기부금들이 대학이나 병원으로 보내지면, 여러 곳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건물을 짓기 위해 등록금을 모아두는 일도, 시설투자를 위해 지나치게 환자를 검사하는 일들도 사라질 것입니다. 정직한 진료가 상식이 되고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해 주라고 정부와 기업체, 그리고 개인의 후원금들로 병원의 시설이 채워지는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면, 인천기독병원에도 누군가의 기부금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 시설들이 병원 안에 채워지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이런 일이 속히 오면 좋겠습니다.

 

강경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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