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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나친 욕심이 만들어낸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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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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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나친 욕심이 만들어낸 ‘비트코인’

 

아주 오래 전에 ‘터미널’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습니다. 동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 출신인 빅터는 열렬한 재즈 팬인 아버지를 위해 재즈 연주가의 사인을 받으려는 소박한 꿈을 갖고 미국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공항에서는 뜻밖의 사건이 빅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빅터는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갈 수 없었고 영문을 몰라 난처해하던 그에게 전해진 소식이, 그가 미국을 향해 오는 동안에 크로코지아에서 쿠테타가 일어나 ‘크로코지아’ 라는 국가는 없어졌고 빅터는 국적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미국 땅에 한발자국도 들어설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영화는 9개월이나 뉴욕의 공항에서 생활하게 된 주인공의 모습을 불쌍하거나 비참하게 그려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미있고, 유머 있게 그리고 여승무원과의 아름다운 로맨스를 만들어 내며 빅터의 삶을 로맨틱하게 그려갑니다. 그러나 국가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한 순간에 자신의 모든 권리를 잃어버리고 자기주장을 내세울 수 없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이 영화는 아주 평범한 개인에게까지 국가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로 인해서 소란스럽습니다. 화폐라는 것이 물건을 살 가치를 지니며,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국가가 발행하고, 그 가치를 보증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화폐마다 시장에서 고유의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는 이유는 화폐를 발행한 나라의 경제력과 국력의 차이 때문입니다. 우리의 원화보다 미국 달러나 일본의 엔화가 환율시장에서 더 가치가 있는 이유는 미국이나 일본 경제가 갖고 있는 힘 때문입니다. 중국의 위환화가 기축통화가 되고 싶어 해도 아직 아닌 이유는 중국의 경제력과 신인도 및 여러 상황이 위환화를 바쳐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IMF 당시 우리 원화의 가치가 갑자기 폭락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온 국민이 금모으기를 했던 그 시절,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 할 때, 그 매매 기준율이 1600원이 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돈의 가치가 갑자기 떨어졌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채무를 감당할 경제력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화폐의 가치는 그 화폐를 발행하는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시스템을 반영합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는 발행국도 없고 화폐의 가치를 보증하는 정부도 없습니다. 실물도 없기에 현실 세계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을 만들어 판 사람은 대동강 물을 팔았던 ‘봉이 김선달’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현실 세계에 있지도 않으며, 화폐가치를 책임지는 나라도 없는 화폐를 사는 것은 무모한 일이고, 또 투자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마라톤에서 일등을 했지만 일등의 영예는 일본이 빼앗아갔던 손기정 선수의 일화를 우리는 아직 기억합니다. 또한 보스니아, 코스보, 세르비아,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그리고 최근의 시리아에서 일어난 일들까지, 이로 인해 생긴 난민이 유럽을 떠도는 일들은 다 국가라는 울타리가 사라졌거나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국가라는 보호막이 사라졌기에 약탈당하고 강간당하고 또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국가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만 생각해도 개인이 만든 가상 화폐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고, 화폐의 가치를 보증하는 나라가 없는 비트코인의 실체를 바로 보는 일이 어렵지 않은데, 사람들이 이를 보려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욕심 때문입니다. 가상 화폐는 컴퓨터 안에서 만 존재합니다. 이것을 실물처럼 사고 팔 수 있어야 한다며, 투자라고 말하는 것은 사람들을 속이는 일입니다. 마음을 비우면 속이는 자의 음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브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먹었던 이유도 지나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올해는 과한 욕심을 털어내어 속이는 자의 음성에서 자유롭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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