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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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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쓰레기유감

 

세계적으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대란의 시작은 중국이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폐자원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부터다. 선진국들의 폐자원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의미다. 세계의 폐자원을 수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원자재로 재가공해서 사용하거나 다시 수출하는 일을 중국이 담당했던 것이다.

그런데 중국도 이제는 그러한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차원의 결정이 전세계에 쓰레기 대란을 일으켰다. 쓰레기를 수입해서 자원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가 가장 큰 문제인데, 중국의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더 이상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중국의 급성장과 세계 정치질서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것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면서 중국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쓰레기라는 버려지는 자원처리 문제를 통해서 행사하면서 당장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쓰레기 처리문제로 심각한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인 문제가 되게 했다.

그들 나라들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산업은 억제시켰기 때문에 자원 재활용을 위한 과정에서 공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들을 제한시켰고, 대신 자신들이 발생시킨 쓰레기 자체를 수출하는 정책을 펼쳐왔기 왔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갑자기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니 혼란이 야기된 것이다. 결국 이들 국가들은 쓰레기를 처리는 해야 하겠고, 그것을 사갈 수 있는 나라들을 물색한 결과 한국이 선택된(?) 것이다. 이제 겨우 쓰레기 수입국에서 벗어나려는 한국은 여전히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과 쓰레기를 사줄 수 있는 경제력도 있으니 그 대상으로서는 최고(?)인 셈이다.

결국 그들 국가들은 우리나라에 돈이 되는 쓰레기를 대량으로, 싸게(?) 팔겠다고 하니 우리나라 자원 재활용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분리도 잘 됐고, 쓰레기 질도 좋아서 생산성이 높은 쓰레기를 싸게 살 수 있다면 굳이 비싼 국산 쓰레기를 살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사업을 통해서 이익을 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인 것이다. 쓰레기를 단지 사명으로 처리해달라고 한다면 그 업자에게 망하라고 하는 말과 같을 것이니 말이다.

결국 이번엔 우리나라의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비닐과 페트병을 비롯해서 석유가공제품들은 일절 수거를 못하겠다고 하니 이 쓰레기들이 갈 데가 없다. 게다가 폐지까지도 수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니 혼란에 빠진 것이다. 폐지를 주워서 생계를 이어가는 경제적 약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 그마저 안 된다면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처리 문제와 함께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일손을 놓게 되면 쉽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 주변에 폐지를 줍는 일이다. 종일 모아봐야 몇 푼 되지도 않는 것이지만, 그마저 매입을 하지 않겠다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당장 어떻게 해야 할는지. 급한 대로 정부가 업자와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어떤 약속을 한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니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제든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들은 사실 엄청난 양이다. 테이크아웃 커피, 생수병, 일회용 종이컵, 온갖 인스턴트 음식을 포장한 비닐과 폴리에스터, 스티로폼 제품들 ... 한 사람이 하루에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을 국민 전체로 계산을 했을 때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만도 엄청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보다 질도 좋고 값이 싼 외국의 쓰레기를 수입하는 것이 이익이 많으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업체만 원망할 수 없는 일이니 답답하기는 정부나 개인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쓰레기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조차도 정치적 쟁점과 정치인의 능력이 된 것 같다.

무심하게 만들어내고 있는 쓰레기에 대한 책임의식은 형성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때로는 당황스럽고 화도 난다. 하여, 언젠가부터 카페에 가야 할 때 스스로에게 정한 원칙이 있다. 피치 못할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1회용 용기에 커피를 주는 곳은 가지 않는다. 혹 이용할 수밖에 없다면 머그에 달라고 요청한다. 그것이 안 된다고 하면 그 카페는 다시는 가지 않는다. 조금 아쉬울 때도 있긴 하지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것을 체험한다.

인간이 살면서 평생 자신이 만들어낸 쓰레기를 생각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 결국 쓰레기 밖에 만들지 못하는 인생인가 하는 ... 그렇다면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것 밖에는 어찌할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만들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 덜 만드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남길 것은 보이지 않고 오늘도 쓰레기만 만드는 존재인 것 같다는 생각에 얼굴이 뜨거워지고, 숨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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