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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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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지난 7월 10일에 전해진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 동부의 뉴저지에 사는 13세의 아이린(Irene)이 가족들과 거제도에 휴가차 왔다가 아름다운 거제도 해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 가족들이 찾았던 곳은 다름 아닌 거제도의 한 유명한 몽돌해변이었다고 한다. 휴가를 이용해서 찾았던 거제도 몽돌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가족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어린 아이린의 추억이 만들어진 몽돌해변은 소녀의 생애에서 잊을 수 없는 곳으로 남겨질 수 있기에 충분했다.

돌아가는 길에 아이린은 아무런 생각 없이 해변에서 주운 예쁜 돌멩이 두 개를 가방에 챙겼다. 집으로 돌아간 후 자연스럽게 가져온 돌멩이를 꺼냈고, 그것을 자신의 방에다 장식하게 되었다. 그것을 본 엄마가 몽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와 몽돌이 모여서 해변을 형성함으로써 그곳을 찾는 이들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자신들처럼 행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돌멩이는 본래 있었던 곳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작은 돌멩이 일지라도 그것을 가져온 것은 잘못이라는 말을 했다. 아이린은 자신의 생각이 모자라서, 자기만 좋다고 생각해서 몽돌을 가지고 온 것에 대한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린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잘못을 깨닫고, 즉시 한려해상국립공원 사무소로 몽돌 두 개와 사과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공원 사무소는 편지와 함께 아이린이 돌려보내준 몽돌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아이린에게는 몽돌 모양의 인형과 기념품을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에는 몽돌해변이 여러 곳에 있는데, 그중에 거제도의 몽돌해변은 많이 알려진 셈이다. 주로 서남해안에 형성되어있는 몽돌해변은 파도소리를 듣기 위해서 찾는 이들이 많다. 물론 억겁의 세월을 견디면서 예쁘게 다듬어진 돌멩이가 특별히 아름다운 것도 한 몫을 한다. 게다가 몽돌해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사람들은 몽돌해변을 찾는 모양이다. 그곳에 앉아 있노라면 시간이 지나는 줄 모를 만큼 파도가 몽돌에 부딪혀 나는 소리는 매료되게 한다.

수많은 돌멩이들이 모여서 해변을 형성했기에 그 많은 돌멩이들 중에 한 두 개이지만 너도나도 한 개씩만 가져가더라도 언젠가는 몽돌해변은 없어질 것이다. 가져가는 것만큼 비례해서 새로운 돌멩이가 만들어진다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분명히 언젠가 그 해변은 없어지는 것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정작 몽돌해변은 영원히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지, 아니면 아무런 생각이 없기 때문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무심한 것은 사실이다. 많은 돌멩이들 중에 한, 두 개 가져간다고 해서 당장 해변이 없어질 것도 아니니 가져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아이린은 자기가 잠시 놀았던 해변에서 가져간 돌멩이에 관한 이야기를 엄마를 통해서 듣고, 그 사실을 깨달은 다음 자신의 행동이 이기적이었고, 자기만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돌멩이는 미국까지 가지고 간 후였으니 어찌할 수가 없었다. 하여,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이해를 구하면서 돌멩이도 본래 있었던 곳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돌멩이를 소포로 부쳤던 것이다. 경비를 따져보거나, 단 두 개의 돌멩이의 수를 볼 때 국제우편요금까지 계산하면 아이린이 다시 돌멩이를 한국으로 보내는 것은 비생산적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엄마의 도움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이린은 돌멩이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서 몽돌 두 개는 다시 거제도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그 두 개의 돌멩이가 다시 돌아왔다고 해변이 달라진 것은 1도 없었다.

단지 두 개의 존재감만을 생각한다면 뵈지도 않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두 개의 돌멩이는 다른 돌멩이들과 함께 몽돌해변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통해서 만들어진 해변인지 모른다. 하지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몽돌이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그 돌멩이들이 하나의 해변을 형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럴진대, 한 사람이 한 두 개의 돌멩이를 집어가는 것은 순간 그 긴 세월까지, 그리고 다시 재생산될 수 없는 현장까지 없애는 것임은 분명하다.

 

짤막한 뉴스로 전해진 것이지만 ‘다시 보기’를 찾아서 돌려보았다. 작은 것이지만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에 대한 깨달음은 그녀로 하여금 돌멩이들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했고, 소포로 거제도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흔하고, 많은 것이기 때문에 한 개쯤 가져간다고 해서 티가 나는 것도 아니고, 해변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아이린의 엄마는 아이가 가져온 돌멩이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돌멩이들이 모여서 형성된 해변에 대해서 이야기 해줌으로써 아이로 하여금 판단을 할 수 있게 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작지만 이기적인 행동은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빼앗은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순간의 이기적인 판단은 긴 시간까지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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