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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을 위한 기도 요1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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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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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신기중앙침례교회

예수님의 제자들을 위한 기도의 주제는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소서’(one heart and mind)였다. 모리스는 “예수님의 이 기도가 새삼 제자들이 ‘하나가 되게 하소서’가 아니라 ‘하나로 계속 있게 하소서’였다”며 “그 일치는 조직상의 일치를 넘는 심정(心情)과 지성(知性)과 의지(意志)의 일치로 웅대한 통일을 위한 기도였다”고 주석했다. 이를 위해 예수님은 먼저 ‘보전’(保全, guard)을 위해 기도하셨다. 이 보전은 당연히 악한 세상으로부터의 보전이다.

9절부터 19절까지 ‘세상’이라는 단어가 무려 12회나 나온다(17장 전체에 18회). 본래 세상(κόσμος)은 조화로운 전 우주를 가리켰으나 그 의미가 점점 이 세상과 이 세상에 사는 일반적인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류를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물론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한다고도 하셨고(3:16), 예수께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1:29)으로 소개되기도 했지만 여기서의 세상은 전혀 다른 면의 세상이다.

예수님은 세상의 일부이면서도 세상의 미움의 대상이 된 제자들을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때문이라”(14)고 하셨지만 제자들을 이 세상에서 데려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지는 않으셨다. 에녹이나 엘리야처럼 불 말이나 불 병거로 데리고 가는 것은 일도 아니었겠지만 마치 도피하는 것 같은 방법보다는 하나님께서 제자들을 죄악에 물들지 않고 성도답게 살도록 보호해 달라고 기도하신 것은 무엇보다 제자들이 세상과 구별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제는 진리이신 말씀에 의해 즉 하나님에 대한 당신의 완전한 계시에 의해 지배받기를 기대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의 기도는 보전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17절, make holy), ‘거룩’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그 뜻은 ‘분리(separate)하소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세속인이 아니라 세상에서의 사역자 되기를 기대하셨다. 사역을 위한 세상과의 분리, 그게 곧 거룩이며 그 거룩은 ‘진리 안에서’ 가능한 것으로 여기셨다. 이미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8:32)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은 여기서는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consecrating truth)라며 제자들을 그 진리로 거룩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당신이 보냄을 받은 것처럼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냈다고 하신다(18절).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는커녕 오히려 세상으로 나아가서 세상에 대해 도전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만일 예수님의 기도대로 하나님께서 보전해주시고, 진리로 그 행실을 거룩하게 한다면 교회도 얼마든지 세상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심각할 정도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고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세상과 구별되지 못하고, 대물림 등 ‘우회도로는 없다’(‘No Detour Available’)는 표지판을 보고도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의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다시 한 번 거룩함과 순수함을 회복하고, 순결한 신부로서의 지위를 회복한다면 지탄이 아니라 선망의 대상,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하나, 오리가 꼬리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인한 표면장력과 발을 쉴 사이 없이 움직여 어떤 깊은 물에도 빠지지 않고 물위를 거닐 듯이 기름을 바르듯 진리로 무장하고 열심히 거룩성을 회복하면 세상에 빠지지 않고, 더러운 연못속의 연꽃이 뿌리를 항상 깨끗한 물이 나오는 쪽으로 뻗듯이 뿌리를 진리에 내린다면 교회다움 회복은 물론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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