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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Frame)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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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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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어느 날 인도의 시성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집 마당을 쓰는 하인이 세 시간이나 넘게 지각을 했다. 화가 단단히 난 타고르가 그를 해고해야겠다고 작정했다. 세 시간 후 허겁지겁 달려온 하인에게 타고르는 빗자루를 던지며 말했다. “ 당신은 해고야, 빨리 내 집에서 나가.” 그러자 하인은 빗자루를 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젯밤에 딸아이가 죽어서 아침에 묻고 오는 길입니다.” 순간 타고르는 하인의 말을 듣고 ‘인간이 자신의 입장만 생각했을 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하면서 깊이 자성했다고 한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진나라로 가던 중에 양식이 떨어져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적이 있었다. 안회가 가까스로 쌀을 구해와 밥을 지었다. 공자는 밥이 다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부엌을 들여다보다가 밥을 한웅큼 먹고 있는 안회를 보았다. 순간 공자는 깜짝 놀랐다. 안회는 제자 가운데 도덕수양이 가장 잘 되어 가장 아끼는 제자였다. 공자는 크게 실망하고 곧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안회가 밥이 다되었다고 하자 공자가 말했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 하더구나.” 내심 밥을 몰래 먹은 안회를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안회가 곧장 무릎을 꿇고 말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 없습니다. 제가 솥뚜껑을 여는 순간 천장에서 흙덩어리가 떨어졌습니다. 그런 상태의 밥을 스승님께 올릴 수 없는데,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 순간 공자는 잠시나마 안회를 의심한 것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워 제자들에게 말했다. “예전의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그리고 나는 나의 머리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역시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너희는 보고 들은 것이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라.”

우리는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하여 시성 타고르 같은 어른도 상대의 속 깊은 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혼자 속단하고 화를 낸 것을 생각할 때 사물과 타인을 바라보는 우리 마음과 두 눈이 얼마나 맑고 순수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성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성인 공자도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던 제자 안회를 오해하고 실망했다는데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어떠하겠는가. 때문에 내 귀로 직접 듣고, 내 눈으로 목도했다고 해도 항상 심사숙고하고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그 사건 자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섣부른 선입견은 자아의 성찰이 없는 자만이나 오만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것이 모든 오해와 갈등과 분쟁의 불씨가 되는 것이다.

프레임(Frame, 인식의 방법)의 법칙 이란 게 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틀(안목, 사고)을 가지고 그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판단, 이해, 행동이 달라진다는 법칙이다. 앞서 두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서로 간에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것은 각자 자기중심적 또는 고정관념에서 나오는 선입견이나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상대방을 배려함이 없이 모든 걸 자기입장에서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미묘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론이 나오고 따라서 분쟁과 긴장이 야기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모든 인간의 눈에는 이미 「들보」가 들어앉아 있다고 간파하시면서 평범한 사람이야 두말할 것도 없고 성인군자라 할지라도 그 눈의 들보를 빼야 눈이 순수하고 밝아져서 모든 사물과 인간을 바로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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