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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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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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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관심이 무엇인가 의해서 같은 것이라도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사람과 처해있는 환경에 따라서는 하찮은 것이 될 수 있다. 매일 전해지는 뉴스도 다르지 않다. 언론이 어떻게 관심거리로 만들 것인가 하는 목적에 의해서 톱뉴스로 선택(?)을 받는다. 그리고 그 사건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도록 반복된다. 따라서 뉴스의 소비자인 시청자들은 전해지는 소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전해지는 소식은 이미 기자나 언론사, 나아가 또 어떤 힘이나 목적에 의해서 가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의도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문제가 동반된다. 결과적으로 관심을 갖게 하고자 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눈에 띄게 하든지, 반대로 관심을 갖지 못하도록 왜곡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육하원칙에 따른 사실의 전달을 부정한다면, 그것은 뉴스의 전달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의도한 바가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이끌기 위한 뉴스가 만들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반대로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서 그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뉴스가 만들어져서도 안 된다. 그렇게 될 때는 뉴스의 사회적, 공공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공공의 목적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뉴스를 가공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뉴스를 전달해야 하는 책임은 바뀌지 않는다.

 

아마 지난여름 라오스에서 발생한 댐 붕괴 사건에 대한 국내 언론이나 국민들의 반응이 그런 것이 아닐지. 지난 7월 23일 라오스의 남부에 있는 아다프주의 세피안-아남노이 댐이 붕괴됐다. 지금까지 피해는 6천여 명의 이재민과 사망 27명과 실종자 131명이고, 당연히 댐 하류의 생활기반은 모두 토사에 묻혀버렸다. 대부분 농경지인 하류지역은 갑자기 밀어닥친 토사와 거대한 흙탕물에 수장되고 말았다. 라오스는 국가적 재난으로 연일 톱뉴스로 다룰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 전해지는 뉴스는 짤막했다.

그 댐을 건설하고 있던 회사는 우리나라 건설사다. 그렇다면 더 관심거리가 될 것인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아마 복잡한 이해관계가 먼저 작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외신들은 한국과 건설사의 대응에 대해서 비난하는 내용을 담아서 전하고 있다. 뉴스의 소비자인 국민들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른 뉴스에는 관심을 그렇게 갖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것에 지나치다 싶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데, 정작 라오스와 주변 국가들과 외신들에 비해 관심이 적다. 아니 반응이 냉랭하다.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국인이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니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

국내 건설사가 시공을 맡아서 공정 92% 상태에서 댐이 붕괴된 것인데, 전해지는 소식에 따르면 라오스정부는 건설사의 부실시공을 원인으로, 건설사는 댐의 범람으로 원인을 주장하고 있다. 그 원인에 따라서 책임이 달라지는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책임을 떠나서 인간이 자연의 물길을 막아서 필요한 것을 얻겠다고 한 것인데, 그 댐이 완성되기도 전에 붕괴됨으로 엄청난 재해를 당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희생된 힘없는 국민들에 대한 관심보다 책임소재에 대한 관심이 더 크고, 우리 국민들에게는 무관심한 소식일 뿐이다. 선진국이기 위해서는 공공의 책임을 스스로 질 줄 아는 국민과 국가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했을 때 힘이 없는 나라에서 일어난 건설과정에서의 재난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지는 자세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국가와 직접 책임이 있는 회사, 그리고 언론들까지 힘없이 희생된 이들에 대한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라오스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재해로 여기고 있는 댐의 붕괴이지만 우리에게는 남의 일이다. 유래 없는 더위 때문에 헐떡거리느라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댐 붕괴사고에 대해서 세세히 알고 싶은 마음의 여유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관심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책임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인데, 그마저도 무관심한 것 같아서 이해하기가 어렵다.

또한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과 그 한계가 어떤 것인지도 배우게 된다. 흐르는 물길을 막아서 이용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갖춘 것이 인간이지만, 그 물길을 완전하고, 영원히 막을 수는 없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연을 이용하려고 할 때 그만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교훈도 받게 된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 희생을 당하게 된 사람들은 또 무엇인지, 인간의 관심은 정말 이기적인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이기적인 관심을 넘어서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인 그리스도를 통해서 거듭난 사람의 관심이고, 가치관이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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