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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대장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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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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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웰링턴 장군(1769~1852)이 어느 고관과 런던 다리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는 정시에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러나 고관은 5분이 지나서야 헐레벌떡 달려왔다. 장군은 시계를 보면서 “5분이나 늦었군.” 하고 불쾌하게 말했다. 그러자 지각한 교관은 “각하, 겨우 5분밖에 늦지 않았습니다.” 라고 변명했다. 이때 웰링턴은 “겨우 5분이라고? 그 시간 때문에 우리 군대가 패전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 아닌가.” 라고 꾸짖었다. 그런데 장군은 얼마 후, 또 그와 약속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 고관이 5분 일찍 나와서 장군을 기다렸다. 웰링턴이 시간을 맞추어 도착하자 고관은 “장군님 이번에는 제가 5분 더 일찍 나왔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웰링턴은 이번에도 역시 이렇게 꾸짖는 것이었다. “당신은 5분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오. 5분 일찍 온 만큼 당신은 귀한 시간을 헛되이 한 것이오.”

그만큼 웰링턴 장군은 매사에 계획적이고 치밀했으며, 특히 시간에 있어서는 매우 철저했다고 한다. 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각국 정상간 회담약속 시간에 상습적으로 지각한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실 예를 들자면 지각대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3년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의 경우는 14분 늦었으나, 2012년 버락오바마 대통령은 40분, 2014년 인도 모리 총리는 1시간, 같은 해 독일 메르켈총리의 경우는 무려 4시간 15분이나 늦었으며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50분, 2016년 아베신조 일본 총리는 3시간, 같은 해 박근혜 대통령은 1시간 45분,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52분,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는 회담장소인 핀란드 대통령궁에 푸틴은 예정시간보다 35분 늦게 나타났다. 재미있는 것은 푸틴이 지각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트럼프도 일부러 늦게 출발해 결국 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70분 늦게 시작되었다. 늦게 나타나는 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아무리 상습적이라 해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경우 4시간 15분이나 초조하게 기다리게 했다니 이런 결례가 어디 있겠는가. 지난달 한.러 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52분이나 기다려 푸틴을 만났다. 문제는 이러한 푸틴의 지각 연출은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위력하다. 그것이 상대방과 협상에서 우위를 정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연출된 쇼라는 것이다. 그는 KGB첩보원 시절 상대방과 만나는데 늦게 나타나 급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밀어붙이는 심리전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푸틴의 이런 행태는 일종의 게으른 습관일 뿐 다른 의미를 부여할게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의 전처였던 듀드밀라는 “푸틴은 데이트 할 때부터 1시간 30분쯤 늦는 건 예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트도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지각하는 사람의 경우가 흔히 있는 일이다. 정산 간에 회담을 할 때도 상습적으로 늦는 사람이 TV로 중계되는 회견 같은 행사에는 그가 좀처럼 직각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그런 행태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산된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푸틴이 역습을 당한 적도 있다고 한다. 2016년 8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 때에는 에르도안이 더 늦게 나타났다. 물론 에르도안은 10분밖에 늦지 않았지만 밀착 취재한 보도진의 사진에 의하면 푸틴이 불쾌한 표정으로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사실 어느 교회나 예배시간에 상습적으로 조금씩 늦는 성도가 있다. 46년 나의 목회여정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러한 성도들을 바라보며 깊이 생각하다가 나도 시작 할 때만 기준으로 성도들을 닦달했지만 끝나는 시간에 대해선 무관심함을 깨달았다. 물론,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성스러운 예식이지만 그래도 나는 나도 예배시간을 1시간대로 압축하여 끝내주기로 약속했다. 은퇴 7년 전이다. 무언사회 대표기도 3분, 설교 25분, 광고아나운서 멘트(자막)로 진행하며 50명 찬양대가 은혜롭게 찬양하는데도 한 시간 예배를 경건하면서도 은혜롭게 마칠 수 있었다. 이것은 인간적인 생각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성도들에게 서비스한 결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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