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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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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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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늙은 죄수가 있었다. 그는 평생 감옥을 전전하며 늙어 갔다. 그에게는 가족이나 친척도 없었다. 결혼할 기회도 없었기에 지금껏 단신(單身)이었다. 그런 그에게 늙는다는 것은 더욱 적막할 뿐이었다. 머리는 하얗게 되었고 뼛속까지 고독이 스며들었다. 불행한 황혼인생이 그렇게 스러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늙은 죄수는 감방으로 날아 들어온 참새 한 마리와 사귀게 된다. 참새는 창문을 열면 들어와 늙은 죄수가 손바닥에 올려놓은 빵 부스러기를 쪼아 먹으며 노래를 불렀다. 늙은 죄수에게 칠십 평생에 처음으로 생기 찬 나날이 찾아 왔다. 노인은 거친 손이지만 사랑스럽게 참새를 어루만져 주며 정을 쏟았다. 늙은 죄수는 비로소 사랑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렇게도 운명처럼, 굳게 닫혀 녹슬었던 마음의 창문이 스르르 열렸다. 자애로운 감정이 가슴 속에서 샘솟아 올랐다. 하지만 그런 행복한 나날도 오래 가지 못했다. 늙은 죄수가 더 깊은 섬으로 이감되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이 참새를 두고 어떻게 떠난단 말인가’ 노인은 철사 부스러기를 주워 조롱을 만들었다.

외딴섬으로 출발하던 날 ‘이 참새와 함께라면 어디를 가든 외로울 것이 없다’ 노인은 참새가 들어있는 허술한 조롱을 가슴에 품고 소중히 보호했다. 그러나 우악스러운 죄수들이 밀고 당기는 혼잡 속에서 아차 하는 순간에 조롱이 부서져 버렸다. 그 순간 놀란 참새는 푸르르 날아 올라갔다. 그러나 이내 수면으로 떨어져 버렸다. 왜 참새가 날지 못하고 떨어졌을까 그것은 참새가 조롱에서 빠져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염려한 노인이 참새 꼬리를 잘라 두었기 때문이었다. “아아! 저 참새를 건져줘요.” 그러나 누구 한사람도 노인의 처절한 사연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이것은 프랑스의 소설가 『피에르 로티』의 『늙은 죄수의 사랑』이란 글이다.

이 소설의 주제는 진정한 사랑이란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주는 것이다. 그것은 내 것을 포기하고 희생이란 대가를 내 편에서 기꺼이 치르는 것이다. 노인의 비극은 비록 소박하지만 소유의 욕망이 빚은 비극이었다.

10일만 살다가 버리는 집이 누에고치이고 6개월만 살다가 버리고 가는 집이 제비들의 집이다. 그리고 1년 살다가 버리는 집이 까치들의 집이다. 그렇지만 지을 때는 기를 쓰고 끈질긴 노력을 쏟아 부었던 것이다. 누에는 집을 지을 때 창자에서 실을 뽑고, 제비는 자기 침을 뱉어 진흙을 만들며 까치는 볏 집을 물어 오느라 입이 헐고 꼬리가 빠져도 지칠 줄 모르고 짓는다. 날짐승과 곤충은 이렇게 혼신을 다해 집을 지었어도 계절이 바뀌면 미련 없이 집을 버리고 떠나간다. 그런데 유독 사람만이 끝까지 움켜쥐고 있다가 종내는 빈손으로 떠나게 된다.

완전한 소유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음은 주지의 사실인데...

자연을 완전히 소유하는 생명체는 세상천지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다. 태어난 모든 생명체는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 자연에서 모든 것을 잠시 빌려 쓰다가 떠나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유하려다가 피를 흘리고 무리하게 빼앗으려다 질식시켜 버리는 것 이것은 사랑이 아니다. 관심이 사랑의 알파라면 주는 것은 사랑의 오메가이다. 그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해야 할 것은 물질이 아니고 아름다운 마음이며 신실한 믿음이다. 명심할 고언이 있다.

“그대의 마음속에 간직한 신실한 믿음이 진정 그대의 영원한 소유이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가 시인하는 고백이 아니다. 다만 예수를 구주로 고백한 사람들만이 고백하고 향유하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한한 이 땅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영원을 준비하는 거룩한 백성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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