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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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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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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새해 첫 주간을 보내면서 국내외에서 신년뉴스라고 하는 제목을 달고 전해지는 소식들을 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새해에 처음으로 시행되는 것들이나 새해맞이 행사 등과 같은 소식들이다. 각종 기관의 시무식이나 사업을 시작하는 일과 관련한 행사와 이벤트들을 소개하는 소식들이다.

그 중에 특별히 내 눈을 사로잡는 신문기사가 있었다. 해마다 연초에 첫 경매가 이루어지는 수산시장에서 있었던 일에 관한 것이었다. 역시 신년에만 있는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전해진 해외뉴스다. 일본 동경의 한 수산시장이 연말연시 휴장을 마치고 신년에 첫 경매가 이루어졌다는 소식과 함께 매년 첫 번째 경매에서 제일 좋은 참치를 낙찰받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이 있게 되는데, 지금까지의 경매가(競賣價)기록을 갱신했다는 소식이었다.

동경에 있는 도요스(豊洲)수산시장에서 금년도 첫 번째 참치경매는 시작부터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278kg짜리 참치 한 마리가 무려 34억 7천만원에 경매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이다. 우선 일반 참치와는 달리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큰 참치라고 할지라도 한 마리 낙찰가격이 34억 7천만원이라고 하면 도대체 스시로 가공했을 때 스시 한 점의 가격이 얼마가 되어야 유통이 가능할지?

잠시 계산을 해보아야 했다. 참치 한 마리의 가격이 무려 35억원이라고 하면 ... 계산이 쉽게 되지 않았다. 머리와 뼈를 발라내지 않은 상태에서 1kg당 가격이 1248만원이나 된다. 그렇다면 뼈나 머리를 제하고 나면 kg당 가격은 2천만원선에 이르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시 스시로 가공하면 스시 한 점에 얼마를 받아야 될는지? 암튼 쉽게 공감할 수 없는 가격으로 경매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것은 도요스수산시장에서는 물론 일본인들 스스로도 놀라운 경매가다. 물론 그렇게 비싸게 경매를 받았기 때문에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서 가격을 책정한다면 아마 스시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일반인들은 그 가격을 주고 스시 한 점을 먹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엄청난 가격을 지불하고 참치를 구입한 사람은 스시식당을 경영하는 사장이라고 한다. 그는 판매를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영하는 식당을 찾는 단골손님들에게 첫 번째로 경매한 참치의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자신이 경영하는 스시식당의 손님들을 위해서 투자하는 비즈니스인 셈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 않은가? 스시 몇 점 나누는 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기에 그 큰돈을 들여서 한 마리의 참치를 구입했는지? 뉴스를 보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꽤나 많았다.

경영인으로서 운영하는 자신의 식당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할 말이 없다. 단골손님들을 확실하게 붙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비즈니스차원에서 경매를 받은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참치 한 마리를 35억원 가까운 돈을 지불하고 산다는 것은 그가 운영하는 스시집의 영업매출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투자한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35억원을 영업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 말이다.

그럼에도 인간이 살면서 먹는 것을 위해서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하는 생각이 며칠 동안 내내 뇌리에서 맴돌았다. 한편 한 점의 스시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 그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35억원짜리 참치로 만든 스시 한 점을 돈으로 계산한다면 상상 이상의 가격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기꺼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생각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신의 입으로 넣을 수 있는 것을 위해서 땀을 흘리는 일을 하는 것이지만 얼마나 특별한 맛이기에 그것을 먹을 수 있을지? 혹여 다른 사람은 맛조차 볼 수 없는 것을 특별한 자신만 먹는다는 자부심(?)이 행복감을 더해줄 것인지 모르겠다. 어떻든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지 기회와 능력이 된다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정작 지난 1년 동안 이웃을 위해서 작은 것을 배려하고 나눌 수 있는 여유조차 없이 살던 사람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 점에 몇 십 만원씩 하는 스시를 먹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거금을 생각하면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지구 어딘가에는 그러한 사람들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인간이란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생각도 떨칠 수 없다.

결국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먹는 것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필요한 것을 선택할 때도 그렇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먹는 자유를 주신 창조주께서는 인간이 맛있게 먹는 것을 기뻐하실 것이다. 그러나 통제되지 않는 식욕을 과시하면서 먹는 것은 머는 자유를 남용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먹든지 그것에 담긴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것, 다음으로는 어떻게, 얼마나, 누구와 함께 먹을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지혜로움은 그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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