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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자존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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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예술계의 거장이었던 미켈란젤로는 키(155cm)가 작아서 4m가 넘는 명작 다비드 상을 조각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3단 가설물을 오르내리며 먹지도 씻지도 못하고 줄곧 대리석 가루를 들이마시며 1501년에 착수하여 1504년까지 밤낮으로 3년에 걸쳐 완공했다. 이 조각상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성 때문이다.

당시 발주자인 피렌체 행정수반이었던 소델리니가 조각 작업을 마무리하는 미켈란젤로에게 “당신의 작품은 정말 훌륭합니다. 그런데 코가 지나치게 높고 커서 전체 조각상과 조화가 안되는 게 흠이네요.”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미켈란젤로는 알았다는 듯 날카로운 정을 다윗의 코에 대고 망치질을 했다. 망치소리와 함께 대리석 가루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손안에 미리 쥐고 있던 대리석 가루를 조금씩 떨어트린 것이었다. 그러나 소델리니는 크게 만족하며 미켈란젤로를 향하여 “이제야 당신의 작품에 생명력이 감도는 것 같아 좋네요. 내 말대로 하니까 작품이 훨씬 훌륭해졌습니다.” 하며 흐뭇해했다. 미켈란젤로는 대화가 안 되는 권력자 앞에서 대예술가로서 자존심을 유보하고 지혜롭게 위기를 돌파하였던 것이다.

자존심은 자신을 거룩하게 하려는 용틀임이며 죽는 순간까지 소진되지 않는 에너지이지만 누가 밟으면 그대로 덤벼드는 뱀이다. 자존심은 자기 마음을 지키려는 내면의 불꽃이지만 그렇다고 예민하게 반응하면 대인관계를 깨뜨리는 악마이다.

알량한 자존심은 하는 일을 그르치고 서로에게 고통을 주고 해야 할 일 앞에서 갈등만 증폭시킨다. 진정한 자존심은 남을 공격하는 창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내면의 고고함이다. 지나친 자존심은 인생의 짐을 더 무겁게 하며 까칠한 자존심은 어울림을 깨는 단초가 된다.

새로 구입한 차에 누가 중고차를 구입한다는 명함을 꽂아두었다. 여유가 없고 저돌적인 차주는 당장 명함을 꽂은 자에게 전화하여 “당신의 눈에 내 차가 중고로 보여? 당신, 제정신이야. 새 차에는 전단을 꽂지 말아야지!” 할 것이지만 자존심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새 차지만 세차를 안했더니 중고차로 아는 군” 하면서 웃음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만다.

인생이 편해지려면 무엇보다 자존심을 다스려야 한다. 인간세상은 나를 존중하고 인격체로 대하는 사람보다 나를 이용하고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 내가 성실하고 겸손해도 인격을 건드리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이 꼭 있다. 이러한 세상에서 자존심이 마음의 거울이 되어 내면을 정비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지만 자존심의 창칼을 마구 휘두르면 마음이야 잠시 시원할지 모르지만 서로 불행한 피를 흘리고 만다. 그러므로 내 마음의 평화를 지키고 행복하려면 자존심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여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자존심이다. 만약 미켈란젤로가 예술가의 드높은 자존심만 앞세우며 행정수반 소델리니와 갈등을 하면서 고집을 부렸다면 걸작 다비드상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진정한 자존심은 높게 세우는 허상의 계단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에 평화를 유지하려는 마음의 근육이다. 그러므로 자존심의 탑을 낮추고 자존심의 펜촉을 무디게 하자.

최고의 자존심은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의 향기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 낮추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대신 사람을 얻어야 한다. 자기 하나만을 지키는 높은 자존심을 택할 것인가 서로 마음의 평화를 헤치지 않으면서 그 여유 있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만인의 존경을 받고 만인의 인정을 받는 진정한 지존이 될 것이냐는 자신만의 선택사항이다.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노를 다 드러내어도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억제하느니라.” (잠언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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