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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고의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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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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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모 장로님이 보내 주신 글의 시작은 이렇다.

“목사님, 염치없이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은퇴한 후 할 일 없이 지내다보니 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나이 먹고 일하기도 힘들고 해서 부업으로 화장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좋은 물건을 아주 적은 마진으로 특별 판매하는 것이니 외면하지 마시고 꼭꼭 한 세트씩 주문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는 장로님의 경제 사정이 많이 안 좋으셔서 오죽하면 화장품을 팔아달라고 특별 부탁을 하시는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 다음 문장을 읽는 순간 “어~”하는 소리와 함께 웃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간략한 제품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름이 생긴 이마에는 ‘상냥함’이라는 크림을 사용하세요. 이 크림은 주름을 없애주고 기분까지 좋아지게 하니까요. 맑고 예쁜 눈을 가지려면 ‘정직과 진실’이라는 아이크림을 사용해 보세요. 최선의 효과를 얻으려면 어디를 가든지 이 아이크림을 소지해야 합니다. 입술에는 ‘침묵’이라는 고운 빛의 립스틱을 발라 보세요. 이 립스틱은 험담하고 원망하는 입술을 예쁘게 바로 잡아주는 효과도 있답니다. 또 피부를 곱게 하고 싶으면 ‘미소’라는 로션을 바르면 되구요. 피부가 촉촉하고 부드러워지며 거울을 보고 미소 짓는 하루로 인해 날마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피부 영양제 화장품은 ‘성실’입니다. 아주 효능 좋은 피부용 세안비누는 ‘미안’이 최고라고 합니다. 아~참 가장 향기로운 향수로는 ‘용서’가 제일입니다.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 한 세트 꼭 구매해 주실 거죠? 품질은 제가 보장합니다. 날마다 사용하셔서 예쁘고 멋지고 활기 좋은 날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 주문주소 : 당신도 예쁘군 사랑하면 좋으리 1004번지

어떤 분은 이 광고를 보고 “장로님 갖고 계신 화장품 전부를 구매하겠습니다. 대금결제는 저희 아버지(하나님)가 해주실 겁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지상 최대의 화장품에 대해 사족이 될지 몰라도 약간의 해설을 달아보려 한다.

첫째, ‘상냥함’이란 돈을 주고도 결코 살 수 없는 첫인상이다. 21세기는 EQ(감성)시대인데 상냥함이란 이 시대를 무난하게 살아가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절대 필수 조건이다. ‘정직과 진실’에서 이 눈은 마음의 거울이다. 마음이 정직하고 진실하면 이 세상이 바르고 살만한 필드가 되고 모든 만물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리고 입술과 혀는 인간이 가장 제어하기 힘든 것이다. 죽고 사는 것이 여기에 있다. 지혜롭지 못하거나 현명하지 못하면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는 최선이 된다.

둘째, 미소는 웃음이며, 옛말에 웃는 낯에 침 뱉지 못한다 했는데 미소야말로 천사도 부여 받지 못한 인간에게만 하나님이 주신 특권이다. 미소로는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다. 거기에다 성실함이 더하면 금상첨화다. 중용에 不誠無物이라 했는데 성실함이 없으면 인간사에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란 없다. 그러니 이 화장품이 얼마나 귀한 것이겠는가?

셋째,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thank와 sorry이다. 감사합니다. 미안(죄송)합니다 이 두 언어는 이 세상 그 어떤 비누로도 환하게 할 수 없는 얼굴이라 해도 가장 화사하고 빛나게 만든다. 그러니 그곳에 이해와 화해, 포용과 용서가 꽃이 피고 평화와 사랑이 결실한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은은한 천리향수가 두루 퍼져나간다. 성경은 성도에게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라 하셨다. 이상과 같이 아름다운 최고의 화장품으로 가꾸어지고 다듬어진 인격이야말로 영원한 인간관계를 찬란하게 만드는 고도로 품격 있는 선비요, 신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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