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목회

성경속세상 분류

식탐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이종전 교수

 

지난 주간에는 좀 낯선 제목의 뉴스가 눈에 띄어서 읽게 되었다. 뉴스제목이 주는 느낌이 특별해서 눈이 저절로 멈췄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내용인 즉 한 한국인이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과정에서 가방에 든 물건 때문에 검색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가방을 열어야 했는데, 그 속에는 장어 치어 25만 2천 마리가 산채로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싯가로 2억 2500만원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크로아티아에서 장어는 보호종이기 때문에 국외로의 반출 자체가 금지된 것이어서 장어를 소지하고 출국하려던 한국인은 공항당국에 의해서 체포되었다고 하는 뉴스였다. 그리고 장어 치어는 크로아티아의 한 동물원으로 보내졌다는 것이다.

뉴스가 전해주는 내용을 접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한 한국 사람이 장어의 치어를 구하기 위해서 지구 반대편 크로아티아까지 갔다는 것이다. 가기 전에 크로아티아에서 장어의 치어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확인했을 것이고, 밀반출을 해서라도 가지고 오겠다는 것은 한국에 가지고 오기만 하면 돈이 된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먼 나라까지 가서 치어를 밀반출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짓이 아니겠는가? 어떤 의미에서 그는 적어도 돈을 만들 수 있는 것을 생각한 것이고, 장어의 치어를 크로아티아에서 구할 수 있는 길도 만드는 수고를 한 것이다.

대충 계산하더라도 치어 1마리당 1천원 꼴이다. 그래도 그렇게만 사올 수 있다면 남는다는 계산이 되기 때문에 불법반출을 시도한 것 아니겠는가. 이러한 사건이 만들어진 것은 결국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현대기술로 장어는 인공부화를 시키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치어를 잡아서 기르는 양식을 한다. 부화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필요한 장어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치어확보가 관건인 것이다. 그런데 국내서 필요로 하는 장어 치어를 돈을 주고도 확보할 수 없기에 크로아티아까지 간 것이다. 1마리당 천원을 주고 사와도 장사가 되기 때문에 먼 나라까지 가서, 그것도 불법으로 들어오려다 걸린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인의 몸보신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의지(?)와 식탐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지. 특별히 몸에 좋다는 말만 누군가 하면 그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냥 맹목적으로 그 말을 믿고, 믿는 만큼 즉시 행동으로 옮긴다. 그만큼 빠르게 응답한다는 의미다. 그러니 유명한 장어 생산지의 이름을 딴 장어요릿집은 전국에 수도 없이 많다. 그만큼 저마다 그 지방의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하지만 정작 그곳에서 생산되는 장어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모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어디선가 공급을 받을 것이고, 그것들은 전부가 그곳과는 관계없이 어디선가에서 양식되거나 들여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저마다 그곳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간판에는 00장어라고 한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얼마나 있을 것인가? 장어면 장어지 특별한 것이 있을까? 그럼에도 같은 상호를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식당에서 취급하는 장어에 대한 신뢰를 얻으려고 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라. 어쩌면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생각하면서도 장어가 몸에 좋다고 하는 맹목적인 의식이 비록 그곳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닐지라도 먹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떻든 뉴스를 접하면서 많이 씁쓸했다. 우리네의 먹거리에 대한 집착이 결국 크로아티아까지 가서 불법으로 장어 치어를 들여오게 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없으면 덜 먹으면 될 것이고, 비싸도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먹으면 될 것인데, 모두가 먹겠다고 하니 만들어진 사단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심리가 그런 것 같다. 부족하다고 하면 더 먹고 싶게 되는 ... 부족하면 안 먹거나 덜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면 모두가 먹을 수 있을 만큼 공급이 되거나 싸지게 되려만 굳이 비싸고, 부족한 상황인데 더 먹으려고 하니까 값은 더 비싸지고,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식량이 아니고, 없어도, 먹지 않아도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아님에도 굳이 먹어야 하겠다고 덤비는 상황이니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 현명할지 모를 일이다. 크로아티아까지 장어 치어를 구하기 위해서 날아간 사람들은 거금 2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장어를 구입했다는 것은 심심풀이가 아니라 사업도 꽤 큰 사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없이는 생명에 지장이 있든지, 아니면 꼭 필요한 환자(?)가 있다면 모를까 단순히 너도나도 식욕을 채우기 위해서 치어까지 밀수하려다 걸렸다는 것은 한편 부끄러운 일이다.

아주 평범한 생각, 부족하면 좀 덜 먹고, 여유롭게 나눌 수 있을 때 함께 먹을 수 있기를 자원할 수 있다면, 밀수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또한 지나치게 돈에 집착해서 뭔가 한탕주의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건강한 생활로 이어지지 않게 된다는 사실도 지나칠 수 없는 것이리라.

 

관련자료

  • 이전
    작성일 2019.02.21 16:42
  • 다음
    작성일 2019.01.31 17:3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