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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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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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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호 목사

 

이스라엘에서 귀국하고 나니 바로 7월 17일이 초복이었습니다. 18일 월요일부터 걷기로 작정하였습니다. 기사를 데리고 우리 교회부터 충주까지 150km를 4시간가량 지형 조사를 마쳤습니다. 이천까지는 걸을 수 없는 환경임을 알았습니다. 이천부터 수도원까지 약 100km정도 걸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수도원을 보고 오더니 엉뚱한 행동을 한다고 할 것 같아서 우리 교회에서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토요 목사님들 성경공부 모임에서 걷기 계획을 말했습니다. 목사님 한 분이 물었습니다.

“정말 걸으실 것입니까?” “네.”

“지금 연일 폭염주의보가 나고 있는 데 가을 선선할 때 걸으시지요.”

“지금이 절호의 날씨입니다. 예수님은 45도에 걸으셨거든요.”

“정말 걸으실 것입니까?” “네.”

그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살아서 돌아오십시오.”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전대나 두 벌 옷이나, 두 켤레 신발을 지니지 않았습니다. 배낭과 지팡이 그리고 밥 얻어먹을 그릇을 지니고 출발하였습니다.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배가 고파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서 밥 달라는 말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대접받기에 익숙하여진 나를 발견하였습니다. 점심을 굶었습니다. 서러웠습니다. 길거리에 식당들은 즐비한 데 돈이 없었습니다.

지나다 보니 절 앞에 “식사를 제공합니다.” 라고 현수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굶을지언정 절에 가서 밥을 얻어먹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느 덧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장호원 앞까지 왔습니다. 배도 고프고 잘 곳이 막연하였습니다. 장호원 교회 김 광중 목사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를 찾아갔습니다. 따뜻하게 맞았습니다. 저녁에 보리밥을 대접하여 주었습니다. 꿀맛이었습니다. 잠자리까지 제공하여 주었습니다. 아침까지 해결하여 주었습니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와서 떡 3말 하여 보냈습니다.

 

다음날은 40km 정도 걸었습니다. 허리에 찬 만보기를 만지다가 떨어졌습니다. 허리를 굽혀 줍기조차 싫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버리고 싶었습니다. 언젠가는 앞에 금덩어리가 떨어져 있어도 줍기 어려운 때가 분명히 올 것입니다. 다 필요 없이 빈손으로 주님 앞으로 가야 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삼일 째 충주부터 수도원까지 26km 걸었습니다. 모두 100km가량을 걸은 것입니다. 마지막 4km 남은 길은 한 걸음이 천근을 들어 옮기는 것같이 힘들었습니다. 그늘에 조금 쉬었다가 다리를 옮기려면 기중기로 발을 드는 것처럼 무거웠습니다. 그러다 다왔다는 소망이 발걸음을 떨어지게 하였습니다. 드디어 목적지 수도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잔디밭에 앉아서 한참 울었습니다. 승리하였다는 기쁨의 눈물이 아니라 예수님이 이렇게 100번도 더 걸으셨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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