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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忍(인)자의 의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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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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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중국 당나라 관리 누사덕은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듯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생겨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되자 따로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터인데 너는 어떻게 처신할 셈이냐” 물었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에 형이 나지막이 타일렀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 이 말인즉 상대가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였다. 「타면자건」 (唾面自乾)에 얽힌 고사다.

그런데 누사덕의 지혜를 오늘날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지도자가 있으니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선 오바마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는 모욕적인 악플이 범람했다. 심지어 그를 ‘검은 원숭이’, ‘원숭이 우리로 돌아가라’는 흑인 비하 댓글도 있었다. 정말 한 인간의 자존심를 너머 심장까지 온통 들쑤셔 후벼대는 비열한 자들의 행동이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겨냥한 저급한 비방을 여태껏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 침’이 SNS에서 그냥 마르도록 내버려둔 것이다. 이러한 오바마의 놀라운 포용 정치가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이 발생했다. 그는 백인 청년의 총기난사로 숨진 흑인 목사 장례식에 참석했다.

“놀라운 은총, 얼마나 감미로운가...” 추모사를 읽던 오바마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더니 찬송아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부르기 시작했다. 반주도 없었다. 영결식장을 가득 채운 6천여명의 참석자는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 일어나 찬송가를 함께 불렀다. 어떤 흑인 여성은 오바마를 손짓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은 연설도중 희생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이 신의 은총을 받았다.” 고 말했다.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박수소리가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졌다. 아브라함 링컨이 변호사 시절부터 그를 무시하고 모욕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에드윈 스탠턴이다. 그는 링컨의 외모와 허름한 옷차림을 조롱하며 독설을 퍼부었다. “우리는 고릴라를 보기위해 아프리카에 갈 필요가 없다. 일리노이주에 가면 링컨이라는 고릴라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심지어 링컨이 대통령이 된 후에도 “여러분,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국가적인 재난입니다.”라고 까지 맹공격을 했다. 그런데 정작 링컨은 그를 국방부 장관에 임명했다. 참모들이 극구 만류했으나 링컨은 “그 사람이 나를 수백 번 무시한들 어떻습니까? 그가 이 난국을 해결해줄 수 있다면 아무래도 난 상관없습니다. 원수를 죽여 없애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원수를 사랑으로 녹여서 친구로 만들면 됩니다. 결국 참모들은 반대의 뜻을 굽혔고 스탠턴도 링컨의 제안을 받아들여 링컨을 도와 나라의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해냈던 것이다. 포용심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문 참을 인(忍)자는

①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악한 생각을 칼로 베어내는 것.

② 심장위에 예리한 칼이 드리워져 있는 긴장함이요.

③ 심장(心)에 칼날(刃)이 박혀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다. 해석을 취한다면 忍자란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인내다.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자면 누구나 가슴에 나름대로 칼날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느냐 못참느냐 거기서 그의 삶은 결판이 난다. 굳이 옛사람 누사덕, 남의 나라 링컨, 오바마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우리네 인생사가 다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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