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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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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존재함으로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고, 자신을 확인할 수 있음으로 존재함에 대한 가치를 말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만일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떤 것이 있든, 어떤 가치를 말하든 아무런 의미도 성립되지 않는다. 자신이 존재함으로써만 의미와 가치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을 가지고 감사를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모순이다. 즉 자신이 존재함을 감사하는 것이 먼저라는 말이다.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개념도 그것은 이미 존재하지 않거나 의미와 가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과 그것을 무안히 기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감사가 무엇인지를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존재함에 대한 확인이 없이 감사를 말하기 때문에 감사는 언제나 필요와 충족의 함수관계에서 말한다. 또한 그 관계에서 감사를 찾는다. 그렇게 될 때 인간은 감사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진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필요와 충족이 언제나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고,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이다. 감사가 없는 상황에서 기쁨과 행복이라는 말은 동반되기가 어렵다. 이러한 무형의 가치들은 감사를 통해서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간은 왜 감사를 필요와 충족의 관계에서 느끼게 되는가?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즉 인간이 피조된 존재로서가 아닌 스스로 있는 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적으로 언제나 현재에서 자신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을 탓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항상 감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기가 어렵다. 언제나 부족한 것이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유든, 환경이든, 관계이든, 건강이든 말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감사를 누릴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데 있다.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를 믿는다고 하면, 그 의미는 달라진다. 인간은 피조물로서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하나님은 영원히 계시기 때문에 인간에 의한 의미화나 가치부여와 관계없이 이미 하나님의 뜻 안에 그 가치와 의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그 가치를 폐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 인간 자신까지도 하나님의 영원한 뜻 안에서 존재하게 된 것이고, 존재하는 의미 또한 하나님의 뜻 안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떤가? 철저하게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인간이다. 즉 언제나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른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먼저 자신의 필요 이전에 영원히 하나님의 뜻에서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존중하고 기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가치관을 갖게 된다. 그 결과는 역시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의미와 가치를 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창조를 전제하지 않으면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른 판단과 가치가 있을 뿐이다. 아무리 귀한 것일지라도 그것이 자신의 필요가 아니라면 귀한 것도 의미있는 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와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목적과 의미를 하나님이 부여하신 것임을 전제로 생각하면 감사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하나님의 창조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의미있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미 의미와 각각의 가치를 갖고 있다. 그것은 사람의 필요와 욕구에 따른 것이 아니다. 이미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와 함께 부여된 것이다. 인간은 그것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사용할 뿐이고, 잠시 빌려서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잠시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입장의 인간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사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면 가당한 일인가? 적어도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를 믿는 그리스도인라면 가치와 의미를 하나님의 창조와 그 목적에서 찾아야 하고, 확인함으로 주어진 모든 것에 대한 감사를 동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소유를 통한 비교와 경쟁이다. 이것은 감사를 잃어버리게 되는 요인이다.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의미가 된다. 경쟁적 관계에서 ‘너’, 그가 소유한 것에 대해서 자신이 기뻐할 수 없는 것 때문에 자신은 감사한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감사는 단지 비교와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창조주께서는 어떤 뜻을 갖고 계신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감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곧 감사이고 기쁨이다.

짧은 시간을 사는 인생이지만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한 일 뿐이다. 주어진 환경을 탓하기 쉽지만 그러한 것마저도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하는 것들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어느 것 하나도, 때로는 부끄러운 것조차도 감사한 일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배고픔, 전쟁, 경쟁, 시기, 질병 이러한 것들은 없어야 할 것이나 현실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것뿐이 아니던가.

 

 

<대신총회신학연구원 원장/ 어진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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