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후기 시인 프랜시스 잠(Francis Jammes, 1868~1938)의 「당나귀가 나는 좋아」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주인을 위해 봉사하는 나귀는 피곤한 채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기껏 헌 새끼줄을 씹다가 한 구석에 가서 잠이 들어 있습니다. 이 순하고 가엾은 나귀의 모습을 보고 있는 시인의 마음에 회오의 눈물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나귀의 눈물 어린 희생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나름대로 감사해야 할 조건을 찾아봅시다.

첫째, 하나님께로부터 모든 자연적인 재화를 받아 누리고 있기 때문에 감사해야 합니다. 시편24편 1절에 “이 세상과 그 안에 가득한 것이 모두 하나님의 것, 이땅과 그 위에 사는 것이 모두 하나님의 것이로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주 안에 충만한 공기와 흐르는 물, 아름다운 산과 들, 넓고 푸른 바다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감사하지 않습니다.

둘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응답으로 감사해야 합니다. 인간이 사용하는 재화 가운데는 자연적인 것 외에도 경제적 재화가 있습니다. 이 경제적 재화는 상품가치가 있는 것으로 이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전과 노력과 희생이 따릅니다. 우리가 선물을 받을 때 감사한 것은 그것이 자연적인 재화, 즉 물, 공기, 산과 들 같은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재화를 받기 때문입니다. 그 선물은 땀 흘려 노력하여 벌어들인 돈이나 대가로 산 것이기에 선물을 받으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죄된 우리를 위해 그 아들을 희생시키셨습니다. 아무리 천한 사람의 영혼일지라도 온 천하보다 값진 것이거늘 하나님과 본체를 같이하신 그리스도를 희생하신 그 사랑과 은혜에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셋째, 자기 영혼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쁜 마음으로 뵈려면 영적 열등감이 없어야 합니다. 사람끼리도 은혜를 입고 감사하지 못하거나 감사하지 않으면 떳떳이 대할 수 없는데, 하물며 하나님께 감사드리지 않고서야 어찌 기쁜 심령으로 나올 수 있겠습니까? 내 영혼에 그 찬란한 주의 햇빛 비춰도 열등감을 해결하지 못하면 심령이 자라날 수가 없습니다. 마음으로부터 감사드릴 때 나는 밝은 얼굴로 하나님을 뵈옵고 더 풍성한 복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감사는 자기를 위한 결단이며 또한 자기 신앙과 사랑을 증명하는 외적 표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