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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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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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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두 주 동안 계속 목감기로 힘들어하고 있다. 방안이 건조하기 때문에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아프고, 편두통이 없어지질 않는다. 방안에 어항을 두면 수분 공급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동안 화분으로 쓰던 어항을 꺼내 흙을 쏟아내었는데, 수 년 간 흙을 담아두었더니 흙 때가 시멘트처럼 굳어 있어, 쇠수세미로 한참을 닦아 놓고, 물고기들을 사러 갔다.

전에는 관심 없이 지나쳤던 곳인데, 이번에 보니 물고기들이 헤엄치며 노는 모습이 생동감이 있고 참 귀여웠다. ‘이래서 집에 어항을 두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한참을 둘러보다가 마지막에 엄지크기 만한 작은 금붕어 종류를 골랐다. 작은 것은 세 마리에 100바트(4,000원) 하고, 좀 큰 종류는 두 마리에 100바트란다. 섞어서 다섯 마리를 샀다. 그 중에도 제일 작고 귀엽게 생긴 금빛 색깔을 하고 있는 녀석을 제일 먼저 골랐다. 공기주입기도 사고, 모래도 사와서 어항을 정리하고 금붕어를 담아 현관에 두었다. 예쁘고 보기가 좋았다.
밖에 나갔던 아내가 들어와서 보고, 어쩜 그렇게 자기 생각을 잘 알고 이렇게 준비해 주었느냐고 감격해 한다. 기분이 썩 좋았다.

서재에 있다가 새벽 두시나 되어서, 어항을 가지고 방에 들어가서 공기주입기를 켜니, 공기방울 소리와 기계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다. 아내의 잠을 깨울 것 같아서 플러그를 끼웠다가 뽑아내었다.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몇 시간만 그냥 두어보기로 했다.
아침에 아내가 부르는 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한 마리가 물위에 배를 드러내고 떠있었다. 가보니 제일 작은 그 녀석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래도 가끔씩 입을 움직이는 것이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먼저 산소주입기를 켜서 공기방울이 올라오게 하고, 몸을 건드리며 귀찮게 하니 조금씩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희망은 없어 보이지만 일단은 좀 더 건드려서 몸을 계속 움직이게 하였다. 하지만 녀석은 배를 위로 드러낸 채 좀처럼 움직일 기미가 없다. ‘배에 공기가 가득차서 배가 위로 뜨는 건가?’ 생각하며, 배를 눌러 물속으로 계속 밀어 넣었다. 몇 분이 지나자 녀석의 입모양이 조금씩 커지고 꼬리를 조금씩 흔들면서 애를 쓰는 모습이 느껴졌다. 희망이 있어 보였다. 그러는 동안 몇 년 전에 보았던 만화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니몬지 니모 친군지 확실치 않지만 하나가 정신을 잃고 몸이 뒤집어져 있을 때, 친구가 “정신 차리라!”고 몸을 돌려 세우는 장면이 생각나서, 손을 어항에 넣고 계속 몸을 바르게 세워 주었다. 그러나 녀석의 몸은 계속 떠오르며 뒤집혀졌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나서 녀석의 이름을 “금이”라고 지어 부르며 “금이야, 정신차려라”, “힘내”, “중심을 잡아야지” 하고 말하면서 계속 몸을 세워 주었다. 그렇게 40 여분을 ‘금이’와 씨름을 하는 동안 ‘금이’ 녀석이 점점 힘을 내어 숨을 쉬고, 끝내는 꼬리를 흔들면서 아래로 내려가려고 애를 썼다. 끝내 ‘금이’는 되살아났고 지금은 물 속에서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금이’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선교사역이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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