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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과 태국인의 생각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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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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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인의 호칭 문화는 외국인들에겐 불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호칭문화를 알지 못하면 태국인들과 가까와지기 어렵다. 저들이 어떻게 자기를 이해하고 있으며 또 저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그 호칭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기를 ‘누’(쥐)라고 칭하고 때로는 자기를 ‘피’(형)라고 스스로를 호칭하는 문화야 말로, 바로 태국 사회에 가장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계급문화의 발로이다. 그들은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고 그 속에서 높은 사람은 스스로를 높이고, 낮은 사람은 알아서 아주 납작 엎드려서 상대를 높이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용어는 성경을 읽다보면 더 많은 궁금증을 일으킨다. 예수님께서 자주 제자들에게 “내가 네게 말하노니...” 하는 말을 태국어로 직역하면 “우리가 당신(님)께 말하노니...”가 된다.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나’로 호칭하실 때 태국어는 ‘라우’(우리)라고 번역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라고 기록된 것을 태국 사람들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수도 있다. 이 용어는 종교용어로서 하나님이나 예수님께서 사용하시는 전문용어이면서, 또 왕이 자신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필자가 태국어를 배울 때 “왜 하나님 한 분이 말씀하시는데 ‘우리’라고 하시는가?”하고 태국어 선생에게 질문했더니, 그 다음 시간에 “교장 선생님께 여쭈어 봤더니 ‘크신 분’은 자신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성경의 하나님도 그렇지 않느냐?”고 답변한 것을 기억한다. 즉, 백성 위에 계신 분은 자신 한 사람이 모든 백성과 같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이해하였다.

‘탄’이란 단어는 ‘당신’을 높여 부를 때 종종 사용되면서, 때로는 그냥 높은 사람을 일반적으로 칭하는 호칭이기도 하다. 원어나 영어에서는 간단히 그냥 ‘I’와 ‘you’인데, 태국어에서자기 문화에 맞게 번역하다 보니, 예수님은 자신을 ‘라우’(우리)라 칭하시고 제자들을 때로는 ‘짜우’(너, 당신도 아니고...)나 어떤 때는 독자들의 입장에서 ‘탄’(당신이란 표현보다 더 격상된 표현)을 사용하였다. 필자의 테니스 동우회 회장을 회원들은 ‘탄’이라고 부른다. 이는 그를 최대한 높인 표현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탄’이라고 불렀다는 것이 필자는 잘 이해가 안 된다. 그러나 태국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그 호칭이 어떤 의미인지를 그냥 자연스럽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기사 필자도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당신’이란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 했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신이 2인칭의 일반어로 사용될 때도 있고, 3인칭으로 높임말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점을 말이다. 물론 때로는 필자도 ‘탄’으로 호칭될 때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 호칭으로 인해 저 사람들 마음 속에 별 의미 없이 계급의식이 다져지는 것이 아닌가하여 매우 조심스럽다. 이런 문제는 선교사가 늘 안고 있는 해결되지 않는 ‘상황화’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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