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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누의 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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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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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따우교회의 ‘레누’가 결혼을 한단다. 결혼이란 마땅히 축하할 일인데 ‘랏’ 전도사님으로부터 이 소식을 들었을 때 필자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레누가 직접 와서 결혼식을 주례해달라고 부탁했을 때는 필자는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여서 레누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레누는 도이따우 교회의 토박이 교인으로, 도이따우 교회의 개척 당시부터 지금까지 도이따우교회의 교인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한 동안 치앙마이 시내에 들어와 있었던 한해를 빼고는 그래도 꾸준히 도이따우교회를 지켜온 참 고마운 성도이다. 그런데 왜 필자는 그녀의 결혼이 달갑지 않은 것일까?

사실 레누에게는 ‘차이’라는 남편이 있다. 아니 있었다. 그리고 ‘차이’는 멀리 있지 않고 지금도 도이따우 마을에 살고 있다. 전에는 ‘차이’도 도이따우교회의 멤버로서 곧잘 교회에 나오곤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차이가 오래 전부터 마약에 손을 대고 있었고,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그것을 끊질 못했다. 그 때문에 필자도 그를 자주 심방하여 권면하고 책망도 했지만 그 때 뿐이었고, 나오다가 안 나오기를 반복하였다. 차이가 교회에 오지 않은 날은 마약으로 인해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거나 부끄러워서 나오지 않은 것을 필자도 알고 있었다. 그런 날 심방을 가면 어디로 나가 있거나 해서 못 만나기 일쑤였다. 그러고 나면 한 동안 교회를 나오지 않고 우리를 피해다녔다. 그리고 그나마 가지고 있는 과수 농장 일도 주로 레누가 다하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레누와의 사이가 좋을 리가 없었다. 레누와 차이는 그렇게 부부로 살다가 다투고 헤어지고 또 다시 합치기를 여러 번 하였다.

최근에도 둘이는 헤어져 있었고, 그 사이에 나이든 외국인 하나가 레누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가까와져서 같이 지내고 있었다. ‘랏’ 전도사는 레누와 차이를 너무 잘 알고 있었고,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필자가 레누를 만나서 물어보니 결혼을 해서 떨어져 살면서 멀리서 교회에 잘 나오고 있는 딸도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고 있었고, 남편이었던 ‘차이’도 레누의 결혼을 용납하였다고 하였다. 그 외국인은 영국인으로서 자신은 크리스천이라고 했다는데, 아마도 영국성공회에 다닌 적이 있는, 지금은 은퇴하여 적은 연금을 가지고 외국에 나와서 그럭저럭 살려고 하는 그런 사람 같았다. 그는 태국 말을 몇 마디 할 뿐 레누와 대화가 통하지는 않았다. 그런 그들이 왜 결혼을 하여 같이 살려고 하는 것인지 필자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어쨌든 필자는 그를 만나기 위해 레누의 집에 갔는데 그는 집에 없었다. 레누가 부르러 갔는데도 오지 않았다. 레누의 말로는 술을 좀 마셔서 목사를 만나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관계에 있는 그들을 부정할 수도 없고, 그러나 결혼식을 주례하기도 뭣해서 필자는 결혼식은 하지 말고 그냥 집에서 간단한 예식을 하자고 하였고, 레누도 그러마고 하였다.

좋은 일을 필자도 좋게 하고 싶은데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면서도 레누가 새 남편과 행복하게 살도록 축복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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