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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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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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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지영’이는 아이들과 잘 적응하고 지낼 뿐 아니라, 선교사로서 마땅히 보여야 할 모범들을 삶으로 보이면서, 태국 학생들 간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얽히고 서로 시기하고 따돌리는 일이 있었지만 지영 자매는 그 가운데서 자기의 위치를 잘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태국 아이들끼리 문제가 있을 때마다 태국어도 잘 못하면서 양편에 용기를 주기도 하고, 기숙사 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눈치껏 필자에게 전해 주어 필자가 그들을 돌보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 일 때문에 학생들과 싸이폰 전도사의 눈총을 받을 일도 있어지만...)
싸이폰 전도사는 자기가 언니라는 점과 전도사요 기숙사감이라는 위치 때문에 학생들에게 규율을 강조했고, 때로는 강제성도 동원하였다. 그녀는 자기가 공부한 OMF 신학교 기숙사의 규칙들을 가지고 이제 막 시작한 작은 기숙사에 곧이곧대로 적용하다가 동생들과 자주 부딫혔다. 그래서 학생들은 차라리 ‘싸이폰’에게 불만이 더 많았다.

한번은 ‘앤’ 이모가 시골에서 올라와서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앤을 불러냈고, 앤은 ‘싸이폰’ 전도사에게 말했는데, ‘싸이폰’ 전도사가 룰이라며 허락하지 않아서 울고 나간 적이 있었다. 그 일로 필자는 싸이폰 전도사에게 지나치게 룰을 따지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위해줄 땐 위해주고, 룰을 적용해야 할 땐 잘 설득시키고 이해하게 한 다음에 상대방이 순응할 때에 규칙을 차츤차츤 세워가라고 지적하였다. 하여튼 지영이는 기숙사에서 잘 적응하며 지냈고, 때로는 아이들에게 간단한 음식을 사주기도 하면서 아이들과 잘 어울렸고,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날 때 쯤엔 학생들과 곧 잘 소통도 하고 웃고 떠들기도 하였다.

지영이는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자기 일과 위치에 성실한 타입이었다. 특별히 잘하는 일은 없었지만, 일이 있는 곳에는 항상 같이 있으면서 일을 돕거나, 자기가 할 줄 아는 일들은 스스로 일을 맡아서 해내곤 하였다. 지영이가 평소에 선교사로서 한 일은 반주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반주 실력은 코드를 따라서 그저 무던하게 치는 정도였다. 그래서 기본적인 반주는 도움이 되었지만 특별히 성가연습을 하려고 하면 그녀의 실력으로 부족했기에 때로는 외부에서 사람을 불러와 반주를 맡길 때도 있었다. 그럴 때도 지영이는 싫다거나 좋다는 내색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기에 그녀의 가치를 점점 빛나게 되었고, 특별한 리더십이 없었지만, 뒤에서 협력하는 일에 힘을 아끼는 일이 없었다. ‘지영’이는 그렇게 꼬박 약속한 1년을 쑥까셈교회 단기선교사로서 지냈고, 해가 지나 제 2기 기숙사생들을 받아 얼굴을 익힐 정도까지 쑥까셈교회의 중요한 멤버로 활약하였다.

마지막 그녀가 한 일은 한국에서 보내온 생활비를 아끼고 모아두었다가 기숙사생들을 위해 세탁기를 사주고 간 것이다. 처음 선교사로 왔을 때의 ‘지영’이었다면 그돈을 꼭꼭 싸 두었다가 가지고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마지막에 더 훌륭한 헌신의 모범을 보였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좋은 친구와 선교사의 동역자로 일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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