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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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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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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젬이 결혼식을 가졌다. 남편은 같은 라와족의 촉망받는 청년으로 둘은 오래 전에 알던 사이였지만 아버지의 추천으로 사귀다가 결혼하게 되었다.
젬은 7년 전 우리 쑥까셈교회가 시작될 때부터 첫 교인으로 함께 지내왔다. 그리고 기숙사 1기생 세 명 가운데 유일하게 쑥까셈교회에 남아서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리더로서, 교회의 스텝으로서 필자의 일을 돕다가 1년 전부터는 아예 ‘젬’의 동생 ‘풍’과 함께 필자의 집에서 지내면서 새벽기도도 같이 다니곤 하였었다. ‘젬’이나 ‘풍’을 ‘팻’이나 ‘웬’처럼 수양딸로 삼지 않았지만 그 아이들은 참으로 다른 딸들 이상으로 딸 같았다.
젬의 아버지는 ‘라와족’ 신학교에서 교무처장으로 오랫동안 일하고 있으며, 라와족 총회장도 지낸 라와족에서는 아주 유명한 분이었다.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젬의 아버지는 주례사를 할 사람으로 누구를 정할까를 많이 고심했을 것 같았다. 같은 라와족 가운데 가깝고 주례를 맡겨야 할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끝내는 필자에게 주례사를 부탁했고 필자는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젬’과 ‘풍’은 우리 집에서 지내면서 우리를 ‘아빠’, ‘엄마’로 불렀고, 우리 부부도 그 아이들을 딸처럼 여기고, 돌봐왔기 때문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 아이들이 우리 친 딸로 여길 수도 있을 만큼 격 없이 지내왔었다. 그 아이들은 자기 아버지 앞에서도 필자를 ‘아빠’라고 부르곤 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주례를 맡겼다면 필자도 섭섭했을 것 같았다.
‘젬’이 필자를 늘 “아버지”라고 부르니 필자도 전에 만약에 남편감이 생기면 이 아빠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했었고, ‘젬’도 그러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기 아버지 추천으로 ‘요셉’을 만나면서 처음엔 서먹하던 감정을 가지고 필자에게 와서 상담을 한 적도 있었다. 그 후로 요셉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하고 한 번 전화하면 한 시간 이상이나 길게 전화하면서 젬의 마음을 샀고, 하루는 요셉을 데리고 와서 필자에게 면담을 시켰다. 그리고 그 후 결혼 준비를 하면서 젬은 필자에게 결혼식에 쓸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해서 필자는 일부러 공을 들여 그들의 사진을 찍고 수정도 해주었고, 그 사진들 가운데 몇 장을 뽑아서 결혼식 청첩장 및 결혼식장 입구에 크게 확대해서 걸어두기도 하였다.
결혼식은 치앙마이에서 차로 4 시간 떨어진 매사리앙이란 읍에서 있었는데, 필자와 아내는 그 전날 교회의 몇 몇 아이들을 우리 차로 태워 데리고 가서 거기서 자고 그 다음날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그리고 주례사에서 그 둘이 힘써서 천국의 삶을 누리라고 하였다. 주례사를 하는 동안 필자의 마음은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다. 친딸이 아니어서 섭섭함이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이를 아껴주는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한 표정으로 서 있는 젬의 모습을 보면서 참 기쁨에 나 역시도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그것이 아버지의 마음이고 우리 하나님의 마음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느낀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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