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 분류

비전문가와 전문가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지난 두 주 동안 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주로 컴퓨터로 작업을 많이 하고, 때로는 새벽까지 일하다 보니 눈이 빨리 피곤해지고 충혈감이 있어서 처음엔 그저 피곤과 안구건조증이 겹쳐져서 그러려니 생각했다. 해서 눈이 따끔거릴 때마다 집에 있는 안약을 눈에 넣었는데, 넣은 후 잠시 견딜만하다가 나중엔 점점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그저 피곤함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였다. 필자의 눈이 평소보다 충혈된 것을 보고 아내는 예전에 어머님께서 안과병원에서 지어준 것인데 좋으니 두고 쓰라며 두고 가신 눈에 넣는 마이시린 연고 같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아내 성화에 못 이겨 한 번 눈에 넣어 보았지만 넣은 때 끈적거리는 것도 느낌이 별로 좋지 않고, 다음 날 나아진 느낌도 없고 해서 사용을 않았다.
증상이 점점 심해져서 눈 속에 이물감이 계속 느껴질 때 쯤, 안되겠다 싶어 약국엘 들렀다. 증상을 설명하니 어려보이는 아가씨약사가 요즘 북쪽에서 내려오는 연기와 먼지 때문에 생긴 ‘패’(알레르기)란다. 태국에는 약국에 전문 약사들이 아닌 아르바이트하는 약학도나 사무원들이 약국을 지키는 데가 많아서 믿음이 가질 않고, 웬만한 증상들에 다 ‘패’라고 하니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러면서 그 젊은 약사(?)가 알레르기 약과 좀 색다르게 생긴 항생제와 눈에 넣는 안약을 내어 준다. 보니 항생제 외에는 다 집에 있는 것들이어서 빨간색 항생제만 사가지고 와서 집에 있는 알레르기 약과 사온 약을 먹고 눈이 쓰라리거나 피곤할 때마나 자주 안약을 넣었다. 삼일이 지나도 효과가 별로 없고, 증상은 더 심해진 것 같아서 다른 약국에 들렀더니 거기서도 별다른 약은 아니고 좀 달라 보이는 눈에 넣은 안약만 준다. 사서 열심히 넣었지만 눈 속 이물감은 더 심해지고 나중엔 아파서 견기기 힘들 정도가 되어서야 아내의 잔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의사에게 보이라니까 왜 고생하면서 병을 자꾸 키워요...”
다음 날 오후, 병원에 가서 전문의가 있는가를 물으니 마침 전문의가 퇴근하기 바로 직전이란다. 간호사가 나를 데리고 병실에 들어가 시력검사를 한다. 시력은 아주 좋다. 얼마를 기다리니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여자의사가 왔다. 두어군데 검사기를 보더니 병균에 감염된 것은 아니고 먼지 때문에 생긴 ‘패’란다. 처음 약국에서 젊은 약사에게 들었던 그대로이다. 실망이다. ‘병원비만 왕창 물게 생겼구나.’ 생각하면서 약국에서 약을 받아가지고 왔다. 집에 있는 안약과 같은 종류 같고, 어머님이 주셨다는 그런 눈에 넣은 연고제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리고 약 봉투에 사용법이 적혀져 있었다.
‘매 서너 시간에 한 번씩 안약을 넣을 것’, ‘연고용 안약은 하루 한 번, 자기 전에 다른 안약을 넣고 7분쯤 후에 연고제를 넣고 잠을 잘 것’ 정도였다.
다음날 아침, 눈에 이물감이 없어지고 많이 편안해짐 것을 느끼고 나서야 필자는 스스로의 교만과 무식을 반성하였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작은 것이라도 확실히 알고 세밀함을 활용할 줄 안다는 것 아닐까. 선교에 있어서도 그런 전문가가 필요하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