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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심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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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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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을 알고 수양딸로 삼아 돌본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처음 ‘팻’을 보았을 때 그 아이는 혼자 일을 겁 없이 잘하는 그런 아이였다. 쑥까셈 기숙사의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방문했을 때 팻과 자세한 대화가 있고난 후 ‘팻’의 친 아버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 ‘팻’을 딸로 삼아 돌보며 하나님의 일꾼으로 키우려 하였다. ‘팻’도 필자를 잘 따랐고 한국에 다녀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팻은 특수교육과 4년 과정을 마치고 인턴과정으로 치앙마이에서 5시간이나 가야하는 먼 지역의 특수학교에서 있어야 했다. 그 때 필자는 팻에게 종종 전화해서 신앙생활 잘하도록 용기를 주었고, 인턴과정이 마친 후 필자가 원하는대로 교회에서 사역자로 봉사하겠다고 결정하고 신학교에 들어가 공부하게 되었다.
그런데 ‘팻’과 함께 일하면서 그 아이의 고질 버릇을 알게 되었다. ‘팻’은 평소에는 잘 웃고 순종을 잘 한다. 그러나 그녀가 한 번 기분이 틀어지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막무가내이다. 그럴 때는 필자조차도 그녀를 다스릴 수가 없었다. 자기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고 억지로 불러내도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도 않하고, 대답을 하더라도 아무렇게나 ‘카’(네!) 만 하고 도저히 대화하려고 하질 않는다. 대부분은 며칠 안 가서 풀어지지만 한 번 그런 일이 있은 후는 좀처럼 전과 같이 되거나 전보다 좋아지는 일은 없었다. 신학교에 다니면서 교역자로서 일하면서도 한 번 받은 상처와 응어리는 해가 더할수록 점점 심해져 가는 것 같았다.
그런 일들은 그래도 일하는 데 크게 지장이 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녀도 다른 태국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협력이 무언지를 잘 모른다는 데 있었다. 아무리 시범을 보이고, 훈련을 시키고, 잔소리를 해도 다른 사람이 일하는 곳에 가서 함께 일하는 것을 잘 못하였다. 자기 혼자 일할 때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은 못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다가도 필자가 도우려고 하면 조금 있다가 필자가 일하는 동안 사라지기 일수였다. 한두번 지적도 하고 일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그 사람에게 마음을 맞추고 옆에서 일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가르쳐도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았다. 같은 잔소리를 자주 반복할 수가 없어서 결국 필자도 일을 각각 분배하여 맡기지만 그녀가 끝낸 일이 필자가 원한대로 되질 않아서 결국은 다시 시키거나 마지막엔 필자가 손을 대야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하였다.
아주 간단한 설겇이나 무거운 것을 들 때, 교회 청소를 할 때 등도 일부러 불러서 시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힘들게 일하는 것을 보면서도 도우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러한 태국 사람들의 버릇은 참으로 훈련시키기가 어렵다. 어려서부터 몸에 배어온 버릇들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서도 전혀 바뀌지 않는 것이다. 필자는 입만 열면 팀사역을 이야기해 왔는데 정말로 팀사역이 잘 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 일을 하려니 할 수 없이 그럭저럭 통제할 수 있는 법, 규정, 시스템 등을 만들어 따르게 하지만 협동심이 없으니 큰 일을 하기가 어렵다. 다른 사람의 일을 내 일같이 여기고 도우려 하는 마음이 없이 어떻게 하나님의 큰 일을 할 수가 있을까? 참으로 풀지 않으면 안되는 평생의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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