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분류

훌륭한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

작성자 정보

  • 김학중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현재 정치를 연극 공연에 비유하자면,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만 바뀌었지, 대본과 무대연출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리고 그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은 같은 연기학원에 다니는지, 신인 배우들조차 조금만 지나면 고참 배우들과 똑같이 판에 박힌 연기를 한다. 그만큼 ‘대한민국 정치’라는 연극은 관객인 국민들에게는 너무나도 뻔한 쇼다.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낸 비싼 입장료가 너무 아깝지만, 그렇다고 극단들이 쉽게 환불해줄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현재 달리 갈 만한 곳도 마땅히 없기에 어쩔 수 없이‘울며 겨자 먹기’로 관객석에 앉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떤 극단들은 정말 자신들의 연극이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서 관객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물론 자신들의 연극이 너무 식상해진 것을 알아챈 대다수의 극단들은‘다음 시즌에는 수준이 확실히 다른 공연을 보여 주겠다’는 허위과장광고를 주기적으로 내지만, 수십 년간 당해 온 관객들은 실제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광고가 더 이상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극단들은 이따금 예상외의 깜짝 또는 반전 이벤트들도 벌이지만, 기본적으로 연극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기에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이다. 관객들의 가슴에는 여전히 별다른 감동이 없다. 왜냐하면 관객들은, 비록 수십 년간 같은 연극을 보고 있지만, 나름대로 제법 높은 수준의 교양을 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우들의 뜬금없는 억지 연기와‘발 연기’는 관객들을 더욱 짜증나게 만든다.
이제 관객들은 더 이상 재미없는‘대한민국 정치’연극을 억지로 볼 의사가 없다. 관객들은 이제‘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실력파 배우’,‘감동 있는 연극 대본’, 그리고‘수준급의 무대연출’이 어우러진 명품 연극을 원한다.
‘실력파 배우(정치인)’를 찾으려면, 현재 각 방송국들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참고하면 된다. 각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재야에 숨겨진 진정한 실력자들을 발굴해 내는지를 자세히 관찰하고,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본 무대(총선)에 올리기 전에 각 배우 지망생들(총선후보)의 기본기(자질과 인격)를 충분히 검증하여 키울 사람들을 선발하고, 실력과 연륜을 갖춘 전문 트레이너나 코치들을 초빙하여 신인 배우들을 정성스럽고 알차게 훈련시킨 후, 피나는 리허설을 거쳐 무대에 올린다면, 극단(정당)들도 가슴 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관객(국민)들도 비싼 입장료(세금)가 아깝지 않을 것이며, 일부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배우들에게 후원금도 후하게 챙겨줄 것이다.
‘감동 있는 연극 대본(정책)’을 마련하려면, 극단들은 우선 실력 있는 작가(전문가)들을 모집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좋은 대본이‘극단주’들의 머리에서 즉흥적으로 나올 리가 없다. 요즘‘대박’을 내는 TV 드라마나 연극의 대본들은 일반적으로 한 사람의 작가가 아닌 여러 작가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또한 실제 알려진 작가들 외에도, 그 밑에서 일하는 보조 작가들이나 전문성을 갖춘 자문위원들도 많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전문성 및 다양한 실제 경험들을 갖춘 작가들과 스텝들이 한 팀을 이루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오랜 시간 연구해야 훌륭한 대본이 나올 수가 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단순히‘훌륭한’대본이 아닌,‘감동 있는’대본을 만드는 것이다. 감동이 넘치는 대본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가팀과 배우들이 직접 관객들의 삶의 현장 속에 파고들어가, 실제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며 관객들의 언어와 생각을 체득하는 길밖에 없다.
‘수준급의 무대연출(정치문화)’을 하려면, 배우들의 연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돋보이게 할 최고의 분위기(정치적 명분)를 연구해야 한다. 조명(언론홍보)과 음향(성명[聲明])을 포함한 각종 특수효과들을 동원하여, 어떤 대목에서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콘티(전략)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치 무대 위에서 돌발적인 사고(정치적 이슈)들이 자주 발생하고, 그런 사고들이 생길 때마다 무대 위의 배우들과 스텝들이 우왕좌왕한다는 것은 결국 콘티가 부실하다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배우와 대본이 있어도 연출력이 수준 이하라면, 결국 그 연극은 삼류작품이 되고 만다.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관객들에게 훌륭한 작품을 보여주는 극단들의 활약을 앞으로 기대해 본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