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분류

산상수훈의 세 가지

작성자 정보

  • 안규진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산상수훈이 기복 신앙의 천재꾼들에 의해 복을 만들어 내는 복채로 전락하였다고 탄식하는 글을 읽어 본 일이 있다. 예수님은 복 있는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특질들을 나열하시고 그런 사람들에게 주실 복들을 예기하셨지만, 이들 기복 신앙의 천재꾼들은 이 논리를 뒤집어 복 있는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특질들을 복을 받는 수단으로 바꾸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가 흔하게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산상수훈이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 마태복음 5장에서 7장에 이르기까지 짧은 지면 안에 취급되는 소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율법, 제사, 이혼, 맹세, 금식, 구제, 기도, 비판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루어지고 있는데다 각 주제들이 일견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이해의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
산상수훈의 큰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산상수훈을 구성하는 각 장을 읽어 보면 결론이 끝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서도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의 존재만 보고서도 각 장이 하나의 주제들을 다루어 산상수훈 전체에 세 가지 주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태복음 5장에서 우리는 팔복, 소금과 빛으로서의 하나님의 백성, 율법, 예물을 드리는 일, 이혼, 원수 갚음,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강제로 요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처법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취급되고 있지만 결론은 제일 끝에 위치하여‘그러므로’라는 단어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고 말하기 위해 다른 모든 이야기들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태복음 5장은 하나님 아버지를 닮는 문제, 즉 하나님의 백성의 됨됨이 문제, 마음의 문제 또는 존재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마태복음 6장에는 구제, 기도, 금식, 보물과 인생의 목적 문제, 불안과 염려 등의 이야기들이 다루어지고 있으나 마태복음 6장에도 역시‘그러므로’라는 결론을 암시하는 단어가 등장한다. 다만 마태복음 6장 끝부분에는 결론을 나타내는‘그러므로’라는 단어가 세 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종합하면 염려하지 말고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마태복음 6장은 하나님과의 관계 질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마태복음 7장은 비판, 황금률 등의 여러 가지 교훈들을 다루고 있지만 역시 끝부분에 ‘그러므로’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하나의 결론으로 모으고 있다. 그 결론은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문제에 관한 것이며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 생활, 실천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산상수훈의 세 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다. 하나님의 백성의 인격, 마음, 존재의 문제가 그 첫째이며, 하나님과의 관계, 경건 생활, 또는 영성의 문제가 그 둘째이며, 생활, 삶, 실천의 문제가 그 셋째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주제는 결코 산상수훈만의 특징은 아니다. 구약 성경 처음부터 등장하여 신약 성경 전체에 일관되게 등장하는 주제다. 마태복음 5장은 인간 존재의 구성 요소 중에서 혼의 문제를, 마태복음 6장은 영의 문제를, 마태복음 7장은 몸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산상수훈의 세 가지 주제의 이해는 노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창세기 6:9절에 의하면 노아는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이며 하나님과 동행하였다는 것이다. 인간 타락 이야기 이후 아브라함에게서 시작되는 선민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인물의 샘플로 노아를 제시한 것이다. 온 세상이 멸망하는 자리에서 구원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세 가지 특징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완전한 자라는 것은 마태복음 5장을 연상케 한다. 마태복음 5장의 결론은 우리로 하여금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이 온전하라고 말하고 있다. 노아는 그런 온전을 이룬 사람이었던 것이다. 의인이었다는 것은 마태복음 6장을 연상케 한다. 마태복음 6장도 우리로 하여금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의는 죄인들이 주님을 믿고 구주로 영접함으로써 얻게 되는 의롭다 함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동행이라는 주제는 우리로 하여금 마태복음 7장을 생각하게 한다. 매사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창 6:9가 전하는 노아의 세 가지 특징은 그가 하나님과의 관계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던 사람이며, 하나님의 마음을 꼭 닮았던 사람이며, 매사 하나님의 뜻대로 행동하고 살았던 사람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천국 백성들이 바라보아야 할 모델이다. 그것을 개념적으로 설명한 것이 산상수훈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이 세 가지 관점의 빛에서 평가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