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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의 길을 나서는 우리가 되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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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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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봄의 기운이 돋는다 싶은데 여름의 날씨가 다가와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이러다 우리의 봄을 잃어버릴까 두렵기도 합니다. 모든 것은 자신이 목적하는 바대로 그 존재대로 그 자리에 있을 때 아름다운 것입니다.
저마다 우리는 최고가 되고자 혼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야 발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최고가 자기의 자리가 아닐 때 우리는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의사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하고 이 세상에 나와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며, 인류건강을 위한 헌신을 합니다.
그런데 그 선서는 어느 덧 아랑곳 하지 않고 또 다른 목적을 향하여 살아갑니다. 환자는 돈과 자신의 자리를 위하여 존재하는 도구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다른 일을 위하여 분주하게 다닙니다. 긴 세월동안 공부하고 연구하고 한 수많은 시간들과 노력과 땀은 어디로 흘러가버리는 것인지 모릅니다.
비단 세상만 그럴까요? 그렇지 않기에 저의 가슴도 아픕니다. 저 역시 본질에서 벗어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순례자의 길과 나의 삶을 통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 보다는 주어진 삶에 대한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아픔을 겪습니다. 주님이시라면 교회의 수많은 그릇됨을 보시고 성전의 장사하는 것을 보시고 분노(?) 하시면서 다 뒤엎어버린 것처럼 그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고민하고 회복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요? 목회자는 목회의 본질로, 교회 직분자들은 직분자로, 사회의 수많고 다양한 전공자들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정치외교학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와 외교는 고시생 출신과 재벌과 인맥과 돈을 가진 정치자금을 스스로 확보하거나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되면 학습을 한 적도 없는 정치에 입문하려고 합니다. 소위 나라를 살린다는 명분입니다. 얼마나 좋은 명분입니까? 그 정도의 명분이면 마땅히 나서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봄 없이 여름이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교회의 본질! 얘기하기가 멋쩍습니다. 본질로부터 너무 멀리 와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본질과 순수성을 회복하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것일 까요? 말씀을 가르치시고, 진리를 찾는 이들에게 진리를 주시며, 아픈 자들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미시고, 다니며 진리를 전하시던 주님의 발걸음을 따라 걷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의 발목은 그 길을 순수하게 따르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많다고 합리화 하고, 그 길과 관계없이 자신이 나름으로 그럴듯한 모양을 갖추고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저 자신을 보면서 아픕니다. 떠남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합니다. 누군가가 걸어간 본질이 아니고 삶이 삶이 아니라고 하여 순례의 길을 홀연히 떠난 이들처럼 구도자의 그 길을 걷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오늘 그저 그렇게 하루를 살아가는 인생의 한 날이 되지 말고 내가 진정으로 있어야 하는 그 자리에 있음으로 멀리간 자는 돌아온 탕자처럼 돌아와서 그 자리에 있기로 결단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순례의 길입니다.
아무도 함께 가지 않아도 주님이 걸어가신 그 순례의 길을 걸어가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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