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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능력과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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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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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능력’(自淨能力)이라는 말은 스스로 정화, 회복할 수 있는 자연의 능력을 일컫는 말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산업이 발전함으로 자연을 파괴하여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를 넘게 되면 환경은 망가지기 시작한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좁은 공간에 버려지는 쓰레기와 폐기물, 그리고 인간의 이기적인 필요에 의해서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훼손되는 자연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몸살을 앓다가 결국엔 아무도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 만다.
그럼에도 인간들의 이기적인 생각은 자연의 자정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겠다는 생각만 하지 그로 인해서 닥쳐질 재앙에 대해서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돈만 된다고 하면 자연에 대한 배려는 그만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소유를 위해서 하이에나처럼 덤벼들 뿐이다. 그러다가 자신이 살 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그곳을 버리고 환경이 좋은 곳으로 훌쩍 떠난다. 즉 산업화 초기에는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다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다시 도시를 탈출한다. 도시는 돈을 벌기 위해서 찾는 곳일 뿐 생활은 도시 근교의 전원에서 하기를 원한다. 베드타운(bed town)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정능력이란 자연이나 환경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 스스로에게도 중요한 요소이다. 즉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결정이나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지거나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인간이 인격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이란 의무를 동반하지만 그것을 감당할 때 다른 피조물이 느끼지 못하는 인간만의 기쁨과 존재감을 확인하고 그것을 누릴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인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인간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면 인간은 존재감 상실은 물론 만물의 관리자로서의 자격을 잃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무책임으로 인한 고통을 당하게 된다. 때문에 인간이란, 특별히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를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추하고 부끄러운 모습만 보이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서 몰락하는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개인만이 아니라 단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단체든, 아니면 국가든 사람이 함께 모였을 때 모임의 성격이나 목적에 따라서 각각에게 주어진 책임과 본분이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스스로 지켜야 한다. 만일 구성원들이 책임을 지지 못하거나 극복하지 못하게 되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부끄러움이 단체일 경우 더 많은 충격과 아픔이 동반된다는데 있다. 그것은 개인의 아픔만이 아니라 그 단체 전체, 그리고 이웃한 사람들까지도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종교단체, 그 중에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도 구성원들에 의해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각자에게 주어진 본분과 도리가 있다. 그것을 스스로 감당하는 가운데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한 것이다. 때문에 개인의 본분과 교회적 본분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때는 아름답지만 자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그러한 의식조차 없다면 교회일지라도 오히려 사회에 아픔을 주게 될 것이다. 때문에 교회적 자정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신앙의 연장일 수밖에 없다.
한데 한국교회의 현실은 이 자정능력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는 스스로의 성성(聖性)을 지킬 수 있어야 하고, 교회 내의 문제를 고백하는 신앙을 근거로 해서 하나님 앞과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신앙적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통해서 극복해야 한다. 다른 기준이나 근거로 극복한다면 스스로 고백하는 신앙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교회가 해결하지 못하고 사회법정으로 가지고 간다. 그 순간 교회와 교회 지도자의 권위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게 된다. 최종적인 권위가 법정이 되기 때문이다.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 앞에 순종함으로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의 권위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교회에 주어진 자정능력이다. 교회의 자정능력이란 신앙으로 고백하고 있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함으로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게 서는 것을 말한다. 다른 인간적인 생각이나 재주를 통해서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스스로를 세움으로써 그 말씀의 통치를 받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권위를 말씀의 권위 앞에 섬으로써 나타내는 것이다. 그것이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한데 스스로 저지른 일까지 거두지 못하고 다른 권위를 빌어서 극복해야 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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