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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의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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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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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빡빡한 일정은 눈코 뜰 새 없다는 말로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하루의 계획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 참모들은 물론 대통령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일체감을 가지고 움직여야만 가능할 것이다. 짧은 일정에 계획된 일들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유기적으로 움직여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
국민들은 매일 전해지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오늘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된다. 또한 대통령의 방문일정은 모두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서 진행되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대통령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결연한 자세로 각자의 몫을 잘 감당해야 한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그 중심에 있는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사건이 보도되면서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대변인은 중도에 귀국을 했다고 한다. 돌아와서는 청와대와 진실공방을 하면서 의혹에 의혹을 낳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사건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상태이다. 발표하는 입장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회자되는 이야기는 일파만파 이야깃거리만 더해지고 있을 뿐이다.
국민들은 또 다른 허탈감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한 사람의 잘잘못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가져오는 국가적 이미지 실추는 심각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더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저 ‘한 사람 아무개가 그랬데!’ 라는 식으로 지나칠 수 없다는 의미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수행하는 대변인은 말 그대로 대통령의 입이다. 대통령을 대변하는 모든 이야기가 그의 입을 통해서 밖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변인의 직무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대통령보다도 더 격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것도 그 직책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대통령의 모든 것을 파악해서 전달해야 할 것과 걸러야 할 것까지 정말 꼼꼼히 챙겨야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전해지는 소식은 대변인의 행적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 바쁜 와중에 술집에서 늦은 밤까지 보냈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인데 참으로 어떻게 생각해야 할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입이 되어야 할 사람이 술집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었을까. 뒤풀이 정도라면 모든 여정이 끝나고 돌아와서 얼마든지 가능한 것인데 한참 외교적 업무들이 진행되는 중인데 술집에서 보낼 시간이 있는 것인지. 우리네 같은 사람들이야 어디 지체 높으신 분들의 일에 대해서 시시콜콜 알지 못하니 뭐라고 할 수 없으나 상식선에서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은가.
국정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팀워크를 이루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것인데, 그것도 외국을 국빈 방문한 상태에서 사실상 비상상태의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인데 한가롭게 술집에서 늦은 밤까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 한가로운 것인가?
그런데 중도에 돌아와서 잠적해 있다가 하는 말이 다르다. 대변인을 위한 대변인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궤변이다. 언론들은 노무현 정부 때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아마추어라고 걱정을 했고 비판을 했던 기억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에서 대변인은 진정 아마추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변인으로서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아마추어적인 발언 때문에 말이 되었던 일도 있다.
그렇다면 그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게 된다. 국정은 아마추어여서는 안 된다. 더욱이 대통령의 입이 아마추어적인 언행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아마추어는 실수를 해도 큰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국정은 실수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국정은 개인적인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개인의 혐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담을 수 있겠는가. 이미 국가적인 망신과 이미지 실추는 지나간 버스와 같은데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것은 개인의 문제로만 보아서 안 된다. 그것은 국가와 국민 모두의 자존심이고 체면이 결부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 동석하는 사람이라면 그 일이 얼마나 중하고 어려운 일인지는 알아야 하고, 그것에 걸맞은 격이 있는 언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국민을 위한 것이다. 때문에 국정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서 그 일과 직책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무리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자신은 이미 국민의 것이기에 참을 줄도 알고, 헤아릴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신을 위해서 나랏일을 하겠다고 하면 당연하다 할 수 있으나 그것은 공인으로서 준비되지 않은 모습일 뿐이다. 공인은 개인의 삶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가와 국민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공인이라고 하면서도 국가와 국민을 배려할 수 있는 의식과 인격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 일을 해서는 안 될 사람이다. 그럼에도 돌아온 대변인의 궤변으로 인해서 대변인을 위한 대변인이 필요할 판이니 어찌해야 좋을지. 그의 안중에 백성은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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