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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이유를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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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이유를 묻는 이에게 - 장자옥목사 칼럼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6~18).

 

동백나무 생울타리를 끼고 걸어가는 순한 당나귀가 나는 좋다. 당나귀는 가난한 사람을 태우기도 하고 보리가 가득 든 부대를 나르기도 한다. 마음 착함을 자랑하는 소녀여, 네게는 당나귀만한 착함이 없다. 왜냐하면 청천백일의 당나귀는 언제나 하나님 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당나귀는 애처롭게 피곤에 지쳐 마구간 안에 있는 것이다. 가련한 네 발은 피곤에 지쳐 있다. 당나귀는 의무를 다한 것이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소녀여, 너는 무엇을 했지? 뜨개질이라도 했으리라. 그러나 당나귀는 상처를 입고 쇠파리한테 피를 뜯겼다. 소녀여, 너는 무엇을 먹었지? 아마 앵두라도 먹었으리라. 당나귀는 보리도 먹지 못했다. 주인이 가난해서. 당나귀는 헌 새끼줄을 씹으며 어두운 구석에 가 잠이 들었다. 네 마음의 새끼줄에는 소녀여, 이런 맛은 없다.

동백나무 생울타리를 끼고 걸어가는 당나귀는 무척 순하다. 내 마음은 뉘우침에 가득 차 있다. 귀여운 소녀여, 말해다오. 나는 지금 울고 있는가, 웃고있는가?

 

프랑스의 후기 시인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1868~1938년)의 ‘당나귀가 좋아’에서 발췌한 것이다. 주인을 위해 봉사한 피곤한 나귀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기껏 헌 새끼줄을 씹다가 한 구석에 가서 잠이 들어 있다. 이 순하고 가엾은 나귀의 모습을 보고 있는 시인의 마음에 회오의 눈물이 넘쳐흐르고 있다. 나귀의 눈물 어린 희생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나름대로 감사해야 할 조건을 찾아보자.

첫째, 하나님께로부터 모든 자연적인 재화를 받아 누리고 있기 때문에 감사해야 한다. 시편 24편 1절에 “이 세상과 그 안에 가득한 것이 모두 하나님의 것, 이 땅과 그 위에 사는 것이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고 했다. 하나님께서는 우주 안에 충만한 공기와 흐르는 물, 아름다운 산과 들, 넓고 푸른 바다를 우리에게 주셨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들에 감사하지 않는다.

둘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응답으로 감사해야 한다. 인간이 사용하는 재화 가운데 자연적인 것 외에도 경제적 재화가 있다. 이 경제적 재화는 상품가치가 있는 것으로, 이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전과 노력과 희생이 따른다. 우리가 선물을 받을 때 감사한 것은 그것이 자연적인 재화, 즉 물, 공기, 산과 들 같은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재화이기 때문이다. 그 선물은 땀 흘려 노력하여 벌어들인 돈이나 대가로 산 것이기에 선물을 받으면 감사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죄인 된 우리를 위해 그 아들을 희생시키셨다. 아무리 천한 사람의 영혼일지라도 온 천하보다 값진 것이거늘 하나님과 본체를 같이하신 그리스도를 희생하신 그 사랑과 은혜에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셋째, 자기 영혼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감사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쁜 마음으로 뵈려면 영적 열등감이 없어야 한다. 사람끼리도 은혜를 입고 감사하지 않으면 떳떳이 대할 수 없는데, 하물며 하나님께 감사드리지 않고서야 어찌 기쁜 심령으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 영혼에 찬란한 주의 햇빛이 비쳐도 열등감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심령이 자라날 수가 없다. 마음으로부터 감사드릴 때 나는 밝은 얼굴로 하나님을 뵈옵고 더 풍성한 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감사는 자기를 위한 결단이며, 또한 자기 신앙과 사랑을 증명하는 외적 표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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