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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은퇴목사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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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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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200명이 모이는 교회에 새로 부임한 K목사와 대화를 하는 중에 그는 단호한 어조로 “나는 한명만 반대해도 떠난다.”고 한다. 나는 “아니다. 교인들이 다 반대해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면 안 떠난다.”고 해야 목사다운 말이라고 하였다.

 

그 당시 우리는 해 마다 3월 연회에서 파송을 받았다. 1년 동안 교회를 부흥시키려는 생각은 접어두고 내년 연회를 기다린다. 그 때 나는 교회성장의 장애요인은 목사의 무능이 아니라 파송제도라고 생각하고 파송제도 개헌을 주장하였다. 파송 받아 온 목사는 삭월세(朔月貰)입주자 신세와 같다. 전국적으로 우리감리교회에 1,000명 이상 모이는 교회가 없었다.

 

1966년 제10차 정기 총회에서 111차까지 투표를 하였으나 감독선출을 못하고, 1967년 3월 2일 제10차 특별총회를 개최하여 파송제도를 청빙제도로 개헌하였다. 나는 그 때 기독병원 예배실에서 보고회를 개최하고 “이제 자기 우물을 파라. 제 머리 제가 깎아라. 수평이동은 하나마나, 지금 교회에서 죽도록 충성하라. 지금 교회가 부진하면 누구 모셔가겠는가?” 라고 하였다. 청빙제도로 개헌 한 후 우리감리교회에 부흥의 불길이 일어났다.

 

목회는 목사의 역할 50%와 교인의 동참 50%이다. 목회는 신학이나 목회방법만큼 원만한 대인관계와 천성적인 성품이 더 중요하다. 내림새 이동을 하는 목사는 신학교육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교인들과의 불화와 잘 어울릴 줄 모르는 성격 탓이라고 여겨진다. 세상에 100% 호감도를 가진 목사는 없다. 목사에 대한 호감도는 대략 30% 정도이다. 즉 30%정도의 교인은 적극적으로 목회를 협력한다. 나는 그러한 교인을 황소교인이라고 한다. 이는 예우는 적게 받아도 일은 많이 하는 교인이다. 30%정도는 부정적이요 비판적이다. 이는 염소교인이라고 한다. 30%정도는 무관심, 잘 어울리지 않는 교인이다. 이를 울타리교인이라고 한다.

 

목회를 해 오면서 목회는 성경, 신앙지도 보다 개인의 성격 이해와 모든 성도들과 하나 되게 하는 일이 더 힘들더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의 성격은 선천적이고 천차만별이다. 타고 난 성격은 평생 변하지 않고 고치지도 못한다. 교회생활을 잘하면서 종종 자기 성격 때문에 핀잔을 받고 체면을 구기는 일을 경험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이 자기 성격이다. 정말 울어도 안 되고 힘써도 안 되고 참아도 안 되는 것이 성격문제다. 목회는 지식보다 성격 문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베드로와 요한의 경우를 보라(요20:1-8) 안식 후 첫날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부활을 전하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베드로와 요한이 무덤으로 달려갔다. 젊은 요한이 먼저 도착하였다. 요한은 구푸려 무덤 속을 들여 보며 세마포가 놓인 것을 보았으나 무덤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조금 후에 베드로가 도착하였다. 베드로는 도착하자마자 곧장 무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머리를 쌌던 수건과 세마포가 잘 개켜서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도 바울을 보라. 기독교를 박해한 것은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으나 그의 격정적인 성격이 문제이다. 바울은 예수를 만나고 회심하여 복음전도자가 된 후에 (고전15:8-9) 자기는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라, 사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라, (딤전1:15) 죄인 중에 내가 괴수라, (롬14:8) “내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죽어도 주를 위하여.......” (롬9:3) “내가 저주를 받아도.......” (고후5:13)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그리고(빌1:20b) “살든지 죽든지........” 매우 극단적이다. 바울의 복음사역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격한 성격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사도 바울은 천성이 격정적이고 저돌적인 성격의 사람이다.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출신, 연령, 혈연, 지연, 학연, 신앙연조, 직업, 학력, 가정배경, 교회직분, 교파, 봉사............100인 100색, 천차만별이다. 목사는 누구도 100% 목회를 할 수 없다. 나는 평생 30%목회를 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여 30% 교인+죽도록 충성한다면 갑종목회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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