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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 원칙과 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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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영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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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목사님들이 제일 싫어하는 설교 대상자들은 목사님들이나 장로님들이었습니다. 워낙 설교를 많이 하셨거나 많이 들으신 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거든 그런 대상들이 있는 모임에 가서 설교하기를 진짜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목사님들은 서로 앞 다투며 목사님 장로님들 앞에서 설교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제는 그 분들이 아예 설교를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나 편하고 부담감이 없는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랍니다!”

목회를 하신지 참으로 오래된 목사님 내외분들을 모시고 설교를 시작하던 그 강사 목사님께서 던진 이 채치 있는 말 한마디는 놀라운 효과가 있었다. 그 분의 설교가 마칠 때까지 한 분도 움직이는 일없이 경청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다. 웃음과 재치는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다.

연극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주인공이 강으로 뛰어 드는 장면이 되어 무대 뒤로 뛰어 내렸다. 그 때 음향 담당자는 욕조에 있던 물에 큰 돌을 집어 던져 “풍덩!!”하는 소리를 내야 했다. 그런데 효과 담당자가 잠시 졸았었는지 뒤 늦게 이런 소리가 들리고 말았다. “쿠~웅!”

너무 예상치 못했던 순간이라 관객이나 무대에서 공연하던 배우들도 아무 말을 못하고 말았다. 너무 칙칙한 침묵이 잠시 흐르던 그 때 무대 뒤에서 주인공이 이렇게 큰 소리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허! 이놈의 강이 꽁꽁 얼어붙고 말았네!” 그러자 객석에서 웃음과 함께 큰 박수가 나왔고 무대에 선 연기자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꽃 피게 되었다. 재치는 엉망이 될 그 연극을 살리고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여유와 이해심을 자극하는 귀한 양념이다.

성질이 불같은 할아버지께서 사 오신 과일이 맛이 없다며 문을 박차고 나가셨다. 가족들은 그 날 밤이야말로 과일가게 아주머니 제삿날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들어오시는 할아버지 모습에 모든 가족이 놀라고 말았다. 환한 웃음에 과일을 한 봉지 더 들고 오시는 것이 아닌가? 사연인즉 할아버지가 그 과일가게 여주인에게 호통을 쳤더니 아주머니는 금방 밝은 웃음으로 이렇게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할아버님, 제가 맛있는 과일이라고 했죠? 장사꾼의 이야기를 그대로 다 믿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요? 참 순진도 하셔라.....” 그러더니 할아버지가 다시 가져 온 과일을 하나 들어 먹어보더니 이렇게 넉살 좋게 이야기를 하였단다. “이 녀석은 젊은 내가 먹어봐도 맛없는데 할아버님이야 오죽 하셨겠어요?” 어안이 벙벙해진 이 할아버지에게 그 아주머니는 더 아무 불평 없이 더 탐스러워 보이는 과일을 담아 주었다.

그 모습과 말에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의 문이 열린 이 활화산 할아버지는 더 이상 호통을 치지 못한 것 뿐 아니라 도리어 다른 과일들을 한 봉지 더 사 오셨던 것이다. 너무 경직된 바리새인들에게는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치와 웃음이 계셨던 주님에게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 그늘 밑에서 쉼을 얻었다. 당신은 범사에 원칙주의자인가? 아니면 원칙과 재치가 겸비된 작은 예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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