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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표적,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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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와 떠나는 성경여행 – 요한복음 19

 

넷째 표적,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시다

요6:1-15

 

요한복음 6장에는 예수께서 행하신 두 개의 표적이야기가 소개된다. 하나는 오병이어(五餠二魚)로 성인 남자만 5천 명(아이와 여인들 포함 2만 명까지 추정)에게 배불리 먹이고도 남은 것이 12바구니였다는 광야시절 ‘만나’에 대응하는 표적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출애굽 때 홍해를 건넌 것에 견줄만한 물 위를 걸으신 표적이야기이다. 이 가운데 오병이어의 기적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신 예수께서 갈릴리 바다 건너편이자 빌립의 고향인 벳세다(Bethsaida) 근처에 가셨을 때 일어난 것으로 4복음서 모두에 기록된 유일한 표적이야기이다.

큰 무리가 예수님을 따라왔다고 했다. 요한은 그 이유를 그들이 병인들에게 행하신 표적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2절). J.R.힐에 의하면 그들은 육로로는 무려 약 14㎞, 배로는 약 6㎞ 가량이나 따라왔다.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순례자들까지 합해지면서 무리는 엄청난 숫자가 되었던 것 같다(4절).

레온 모리스(Leon Morris)는 본문의 의의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광장에서 함께 먹고 마시는 행사가 구약성경에 널리 사용된 양상(樣相)임을 먼저 유념해야한다고 했다. 이 공동의 회식은 번영의 상징이며(“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해 아래에는 없음이라”- 전8:15) 자주 약속의 땅에서 누릴 하나님 백성의 축복으로 그 의미가 해석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식사 불능의 상황은 불행인데 때는 저물었고 장소는 빈들, 무리의 끼니를 걱정하는 제자들에게 공관복음서는 예수께서 “너희가 주라”고 하신 것만 언급했으나 요한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로 먹게 하겠느냐”며 빌립을 시험하고자 하셨다고 했다(6절). 벳세다 출신인 빌립은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노동자의 8개월치 품삯)의 떡이 부족하다”는 매우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대답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거스틴(Augustine)의 표현에 따르면 예수님의 능력을 간과한 빌립은 ‘박식한 무지’(docta ignorantia)를 드러낸 ‘헛똑똑이’였다.

그러나 요한은 안드레가 오병이어를 들고 예수께로 나왔던 점을 은근히 대비시켰다. 베드로의 형제인 안드레는 아마 식사 해결을 위해 신속하게 현장 조사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사태가 난망함을 실감하기는 했지만 소박한 도시락 하나를 갖고 있는 한 아이를 예수께로 인도했다. 그 도시락은 서민의 식사인 보리떡 다섯 개와 거친 보리떡이 목에 걸리지 않고 잘 넘어가게 하는 반찬인 물고기 두 마리일 뿐이었다. 그러나 은근히 요한은 빌립에 비해 비합리적이기는 해도 계산하지 않고 예수께 들고 나온 안드레의 적극적이고 긍정적 마인드가 오병이어라는 지극히 작은 도시락과 더불어 ‘기적의 마중물’이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초라한 도시락, 너무 적은 분량이었지만 예수님은 축사하신 후 나눠주시되 그들의 원대로 나눠주고도 남았다. 상징적 행사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는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부족할 것”이라던 빌립의 어림도 없다는 대답과는 너무도 다른 대박, 질량불변의 법칙을 깬 기적이었다. 예수님은 풍성한 인간 수요의 공급자가 되셨다. 비록 사람들의 의도대로 임금이 되지는 않았지만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한 왕이시며, ‘생명의 떡’(35절)으로서 인간이 즐거워 할 가장 풍성한 향연(饗宴)으로 당신이 스스로 메시야이심을 드러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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