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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반도는 전쟁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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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반도는 전쟁 위기다

 

이희우 목사

 

국제 평화를 토론하는 유엔총회가 막을 내렸지만 전쟁 위기가 오히려 더 고조되면서 한반도는 마치 화약고 위에서 추석 명절을 맞는 느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북한 완전 파괴’라는 초강경 연설을 한 후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와 북한인 미국 입국금지 행정명령까지 내렸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직접 ‘초강경 대응’을 공언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 국민 신경 안 쓰는 미치광이, 오래 못살 것”이라 하고, 김정은은 트럼프를 “불망나니, 늙다리 미치광이, 정신병적인 깡패. 거짓말 왕초”라고 하면서 서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곧 서로 치고받는 전쟁으로 이어질 것만 같다.

지난 23일 밤중에는 미군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일명 ‘죽음의 백조’) 랜서 2대와 F-15C 전투기 6대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초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공해상, 말 그대로 북한의 코앞에서 3시간이나 무력시위를 전개하며 대북 응징 의지를 드러냈고, 북한은 대응 출격은 하지 않았으나 “쏘아 떨굴 권리”를 주장하며 미국의 군사행동 조짐에 선제타격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평화적인 북핵 해결을 역설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자 ‘전쟁가방’이라는 추석선물까지 등장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소 해운업체가 전투식량, 일회용 담요, 초경량 침낭, 구급함, 방독면, 안전모, 휴대용 라디오, 랜턴, 나침반, 파이어 스틱, 우비, 핫팩, 맥가이버칼, 압축 타월 등이 들어있는 가방을 사원들에게 추석선물로 나눠준 것이다. 타워팰리스에서도 주민들에게 공습경보·화생방경보 등에 따른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생존 배낭·방독면·비상식량·침낭 준비를 당부했다고 한다.

추석연휴가 시작되지만 국민들은 고향 찾는 설레임보다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성명을 발표한 이상 강한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대응 조치로 태평양상에서의 수소탄(수소폭탄) 실험을 언급했다. 한반도 평화나 한민족의 생명과 안전 따위는 아예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행태다.

문 대통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유엔 연설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엇갈렸다. “트럼프의 연설은 깡패 두목 같은 연설이었으나 문 대통령의 연설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 강화를 위한 외교의 폭을 넓힌 연설”(경향신문), “30번이나 ‘평화’ 언급, 트럼트와는 결이 다른 연설”(한겨레신문)이라는 호평도 있었지만 “군사적 충돌이 우려된다면 거기까지 가지 않도록 제재ㆍ압박을 더욱 옥죄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게 상식인데 그런 의지가 담기지는 않은 말의 성찬”(한국일보), “연설 직전 800만 달러 지원 결정 등으로 북한에 안전을 구걸한 듯한 연설”(조선일보),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국제적 흐름과 동떨어진 연설”(중앙일보), “타이밍과 톤에 트럼프 행정부가 의구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연설”(동아일보)이라며 대체로 아쉽다는 평가였다. 북한은 ‘선전포고’하고, 미국은 ‘독자 노선’을 택한 듯하다. 빈틈없는 한미일 공조가 절실하다. 이런 때에 북핵 최대 피해국 대통령이 딴소리한다는 분위기여서는 곤란하다.

교계도 힘을 모아야 한다. 지난주 교계 원로인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는 한국을 찾은 미 공화당 원로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을 위한 환영 오찬 모임을 주선했다고 한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진표·김무성·나경원·윤재옥 의원과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임성준 전 주캐나다 대사, 이정훈 북한인권대사,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승훈 리인터내셔널 회장, 조현상 효성 사장 등이 참석한 이 모임을 언급하며 중앙일보의 이하경 주필은 “베이너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트럼프를 움직여 달라고 간청한 김장환 목사의 충정이 가슴을 친다.”고 했다. 지금은 보수와 진보를 운운하거나 과거에 묶일 때가 아니다. 모두가 김 목사처럼 나라를 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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