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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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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민영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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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기도하라!!

 

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예수님이 이 시대를 보시면 뭐라 하실까? 성부 하나님과 함께 창조한, 자신과 너무 닮은, 자신의 형상(하나님의 형상, homo imago Dei)인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시면 어떤 마음이실까?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예정하신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21세기 인간 상황(conditio humana, 혹은 인간 조건이라고 불리우기도 함)은 한마디로 원시시대이다. 인간이 이성(Resson)에 눈뜨고 계몽주의를 부르짖던 시대가 300년이나 지났으며, 그 시대를 통하여 중세 암흑기를 극복했다고 환호하였는데, 지금에 와서 원시시대를 운운하는 것이 맞는 말일까. 더구나 원시시대라는 표현은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미개했다는 의미가 들어있는데 그것은 현대에 비해 상대적인 평가일 뿐이다. 원시시대에 인류는 순수했으며 욕구가 허황되게 물들지 않았던 자연 상태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현대의 원시시대라는 말에는 이 단어를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이유들이 숨겨져 있다. 그렇다면 현대에 어떤 모습이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을까. 카니발니즘(Carnivalism)이 점점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카니발은 양면성이 있는 용어이다. 긍정적으로는 기독교 절기 중 사순절 시작 전에 열리는 사육제를 의미한다. 부정적으로는 원주민들이 사냥이나 전쟁을 하기 전에 마취성분이 있는 음료를 마시고 질탕하게 춤추고 놀다 비이성적이며 난폭한 행동을 하는 충동의 축제를 말한다. 결국 의식의 마비상태에서 사람을 죽이는데 까지 이른다. 현재 사회 곳곳에서 들려오는 사건사고 소식은 카니발니즘이 이미 일상화 되었다고 경고한다. 자고 깨면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어찌했다는 경악스런 일들이 배달된다. 성경이 예언한 그 날, 그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려준다. “장차 형제가 형제를, 아버지가 자식을 죽는 데에 내주며 자식들이 부모를 대적하여 죽게 하리라”(마 10:21). 십계명에도 “살인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생명 경시 풍토가 너무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 현대인들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카니발니즘이 마음에 침투하면 엄청난 괴력을 발휘한다. 이른바 욕망의 광풍이 불게 된다. 광풍은 본질을 뒤집어 버린다. 건전한 사람들의 눈도 뒤집어 놓는다. 가치를 뒤집어버리는 것은 광풍에게는 쉬운 일이다. 집은 투기의 대상으로 돌변하고, 자동차는 자존심이 되어버리고, 옷과 패션은 허세의 경연장이 되며, 연봉은 계층의 칸막이가 되어버리고, 권력은 폭력과 갑질이 되며, 정권은 적폐를 낳고, 명예는 더 이상 정의와 손잡고 일하지 않게 된다. 이게 현 시대에 불어 닥친 미친바람이다.

인간이라면 이 광풍에 저항해야 한다. 인간의 품위를 지키려면 이 광풍을 거부해야 한다. 인간이 인간에 대한 인간의 예의는 인간다움을 지키는 일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인간은 먼저 본질에 눈떠야 한다. 변하지 않는 인간 상황은 바로 인간 존재의 심연에 사랑과 은혜의 장엄한 광맥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표면에서는 파도가 넘실거릴지라도 삶의 저 깊은 곳에는 하나님의 뜨거운 생명이 쉬지 않고 솟구치고 있다는 진리이다. 일상은 그래서 광풍을 피하는 데에 있지 않다. 광풍을 거슬러 오늘에 주어진 생명과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그러니 예수님 말씀처럼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마 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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