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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 | 용기 있는 의사들을 지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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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용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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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로 걱정되고 뉴스가 많은 때에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680여명으로 구성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가칭)가 불법 낙태 수술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충격파를 던졌다.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의 모임’(진오비)이라고도 불리는 이 단체는 약속대로 11월 1일에 ‘낙태근절선포식’을 열고 결단을 선언했다. 선언문의 내용을 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만연 되어온 낙태 시술에 대해 아무런 노력 없이 방치해 왔다”고 하면서 “생명 경시 풍조를 지양하고 땅에 떨어진 사회적 윤리 의식을 고양하고자 일선에 있는 산부인과 의사들부터 잘못을 반성하면서 낙태근절을 위해 나서게 됐다”고 선언의 동기를 밝혔다.

한때 일부 언론에서는 대표성이 없는 산부인과 의사들과 대다수 의사들 간의 마찰음이 강조되어 보도되어 본질을 호도하기도 했는데, 진오비는 올해 말까지 가칭 ‘낙태근절 운동본부’를 설치‧운영하기로 하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낙태시술을 시행하는 병의원을 고발할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종교계에서 낙태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는데 당사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이런 노력에 나선 것을 환영하고 응원한다.

직장사역을 하는 목사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느껴온 문제의식이라고 해야 참으로 부끄럽다. 건강보험 수가가 낮고 출산율 저하로 인해 산부인과의 경영 어려움이 심각한 상태인 것은 누구나 아는 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소속된 의사로서 불법 낙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문의를 접한 정도이다. 현재와 같은 구조 속에서 자신의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크리스천의 양심으로 그 수술만큼은 참여하지 않도록 양해를 구하는 방안을 한 대안이라고 제시했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 한 산부인과의 원장인 분이 현재와 같이 불법 낙태가 만연한 상황에서 특히 어린 여학생들이 찾아올 경우, 거절해 돌려보내면 비위생적인 불법 수술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므로 잘 돌봐주며 낙태 수술을 해준다는 이야기도 어렴풋이 들으면서 어떤 방법이 최선인가 고민했던 기억도 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돌봐야 하는 우리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680여 명이 속한 단체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큰 결단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은 당연하다. 이런 결단은 그야말로 순교적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우리 크리스천 직업인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십계명의 6계명에 해당하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공해 물질을 배출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노출되어 일하는 사람들이 건강에 해를 입거나 사람들의 영혼을 죽이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자신의 일터에서 볼 때 내부고발의 형태를 통해서라도 순교적 결단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직접 태아의 생명을 죽이는 일을 하던 사람들이 고백적으로 선언하고 불법낙태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나선 것이니 너무나 반갑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수십 년, 그보다 더 오랜 기간 계속되어온 문제이다. 우리 사회의 성의식, 출산과 관련한 정부 정책, 산부인과 병의원들의 상황 등 복잡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을 안다.

그래서 더욱 우리 크리스천들이 이 부분에서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주교에서는 이미 11월 1일에 정진석 추기경 명의로 “진오비 의사들의 불법낙태시술 근절 선언은 참으로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라는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도 교회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의사들의 선언과 노력이 결실하여 의료계에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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