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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발 두 개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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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화 교수

 

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2019년 7월 첫째 주, 인터넷을 검색하다 문득 독일 어느 석간신문을 보게 되었다. 독일 일상을 다룬 신문이기에 흥미롭게 읽어내려 가다 유독 두 개의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교회가 교회를 팔다”라는 제목이며, 다른 하나는 “성소수자 축제 개최”였다. 이런 기사가 지금 같은 시대에 무슨 이슈거리가 될까. 우리 기독교계 신문을 보면 교회건물 매도에 관한 광고가 즐비하다. 심지어 세례 교인 수까지 첨부하여 수입원(?)에 대한 확신을 주려고 한다. 성소수자 집회 또한 우리에게서도 이색적이지 않은 기사가 되었다. 그렇다면 두 기사가 주는 속뜻은 무엇일까? 유럽 기독교는 지금 무슨 고민에 싸여있는 것일까?

독일 교계가 안고 있는 문제는 교인들이 교회에 오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주일 예배에도 몇 명 오지 않는 교회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오래된 교회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세금 혜택은 받을지언정 관리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유럽 물가에 비례해 만만치 않다. 교회 건물을 단순히 유지하는 데만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교인들은 자신의 월급에서 종교세를 내기에 별도의 헌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회 유지비용은 어떻게 충당해야 하는가. 고민 끝에 어느 지역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 교회를 합쳐서 예배공간으로 효율성을 높이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독일 교계는 교회 건물을 판다고 해서 수익을 내자는 것은 아니라고 변론한다. 그 비용으로 사회복지 시설, 장기임대 주택, 학교 복지를 위한 부속건물 등을 짓는다. 교회에 오지 않는 일반인들을 위하여,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교회가 재투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교회가 사회를 향하여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라는 것이다.

성소수자는 어디에 있는가? 교회 안에 있는가, 교회 밖에 있는가? 혹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벽을 쌓고 있지는 않은가? 교회가 교회를 팔아 성소수자 복지시설을 건립한다면 어떻게 이해될 것인가? 교회가 교회를 팔아 장애인 복지시설을 세운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장애인 복지시설을 세우는 데도 ‘혐오’시설이라 주민들이 반대한 경력이 있다. 독일에서는 ‘교회가 교회를 팔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을 세우는 데 정책을 실현하고 있다. 논쟁거리는 되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대형교회들이 끊임없이 세습, 불법 건축, 교회 내 분쟁, 성추행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사이에 경종을 울리는 기사라 보인다.

독일 뿐 아니라 유럽 기독교계가 고민하는 것은 종말의 시대에 교회의 모습이다. 교회는 점점 교인수가 감소하고, 교회를 찾는 교인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교회 건물이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는 곳도 있고, 그런 곳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보니 현실적 고민거리가 되었다. 뮌헨 발 기사는 단지 이곳의 문제만일까. 우리나라도 세속화, 고령화에 따르는 사회문제가 교회의 문제로 돌아오고 있지는 않은지? 심각하게 생각해 본다.

현대 사회에 적용할 교회론(Ecclesiology)은 어떠해야 하는가? 성경에서 말씀하는 교회의 본질은 명백하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7)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가 아닌 중심을 보신다(삼상 16:7) 하셨으니, 교회도 겉모습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세워져 가야함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 주님, 그렇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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