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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의 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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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섭 교수 김홍섭 교수

 

다사다난하던 2019년이 가고 또 새해 2020년이 온다. 시간은 인간이 불안하여 밤과 낮을 구분하고 시간을 나누어 스스로를 관리하기 위해 만든 제도며 장치라 할 것이다. 농부가 씨를 뿌리고, 김을 매며 경작하여 비와 바람과 햇빛을 맞아 열매를 수확하는 데 시간이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됨은 당연하다. 사람도 태어나고 기고 서서 걷고 달리고 배우고 익혀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단계에 이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스인들은 시간을 크로노스(kairos)와 카이로스(chronos)로 구분하여 사용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줄리어스 시저(J. Caesar)아우구스투스(Augustus) 등의 로마력을 기초로 우리는 캘린더를 활용하여 일 년을 시작하고 끝맺는다. 달을 기준으로 한 음력과 주요 종교들의 절기를 토대로 한 다양한 달력이 존재하기도 하나 오늘날 거의 로마력을 근간으로 일 년을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주요 기관과 단체에서 지난해를 정리하며 여러 일과 사건들을 종합하여 사자성어를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교수신문에서 전국 대학 교수들의 의견들을 모아 한 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제시하고 있다.

2019년 올 한 해 사회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몸은 하나, 머리가 두 개인 새를 가리키는 공명지조’(共命之鳥)를 뽑았다. 이 새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를 뜻하며, 분열된 한국 사회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놓고, 교수 1,046명을 대상으로 e메일과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347(33%·복수응답 허용)이 공명지조를 선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새의 한 머리는 낮에, 다른 머리는 밤에 각각 일어난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다른 머리가 이를 질투했다. 다른 머리가 화가 난 나머지 어느 날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어버렸고 결국 두 머리가 모두 죽게 됐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 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해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명지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00(29%)의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는 문 성훈 서울여대 현대철학과 교수가 제안한 어목혼주’(魚目混珠)로 물고기 눈(어목)이 진주와 섞였다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여 있어 분간하기 힘든 상황을 나타냈다.
그러나 보다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사회개혁에 대한 염원을 담아 뿌리가 많이 내리고 마디가 이리저리 서로 얽혀 있다는 뜻의 반근착절’(盤根錯節)과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한다는 의미를 가진 지난이행’(知難而行) 등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 받았다.
지난 시절의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 온 나라로 평가되곤 했다. 남북 간의 대화를 통한 평화무드의 확산과 북미간의 협상과 대화 그리고 하노이 회담이후의 단절과 근래의 경색국면 등의 한일경제 갈등, 한중의 사드분쟁 등 어느 것 하나 우리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우리의 이런 여건들은 지난 교수신문의 사자성어에도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음.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 나쁜 일하고 비난은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 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 홀로 맑게 깨어있기 쉽지 않고 깨어있다고 하더라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듦.

2013년 도행역시(倒行逆施) ~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함.

20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제로 인정하게 됨.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함.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잘못된 정치로 인해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러움.

2016년 군주민수(君舟民水) ~ 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과 같음. 강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음.

2017년 파사현정(破邪顯正) ~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함.

2018년 임중도원(任重道遠) ~ 짐은 무겁고 가야 할 길은 멂 등이며, 어느 한 해 쉽고 안이한 날이 없음.

새해 2020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른 목표를 세우고 지도자가 바로 서며 온 국민이 맡은 자리에서 자기 일을 꾸준하고 성실하며 정직하게 노력한다면 우리의 년말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는 보다 밝고 희망적일 것이다. 새해에는 수기안심(修己安人,자신을 갈고닦아서 다른 이를 편하게 하는 삶 살기)이나, 송무백열(松茂栢悅,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즐거워함) 등이나, 남북화해(南北和解), 화광동진(和光同塵), 자유평등(自由平等), 남북평화(南北平和) 등이 새해의 사자성어가 되길 희망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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