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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 솔로몬의 재판, 빌라도의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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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중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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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간에는 모 국회의원과 모 방송사에 대한 판결로 인해 무척 시끄럽습니다. 진보와 보수를 표방하는 단체들의 성명과 시위, 각 당의 입장을 표방한 찬반성명, 연일 자극적인 제목을 내보내는 언론의 호들갑 등 판결의 파장이 작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판결의 당부에 대해 논할 능력도 없고 그러할 의도도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세간의 에피소드들이 희극의 소재로 삼아도 될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불완전한 인간들이 자신들을 심판할 재판관을 세웠고 그러한 재판관의 판결에 대해 다시 끊임없이 의심하고 비판하며 갑론을박하는 모습들...

구약에서도 이런 익숙한 상황을 만나볼 수 있지요. 출애굽한 히브리 백성들은 어려운 일이 생길때마다 지도자인 모세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신합니다. 그리고 모세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권위를 무시하고 다시 아론을 새로운 지도자로 세우며 결국 우상숭배의 나락으로 빠지기도 합니다. 신약에서 빌라도는 군중들의 아우성에 못이겨 소위 인민재판을 하여 죄없으신 예수님께 사형을 선고합니다. 물론 솔로몬의 그 유명한 재판처럼 모든 사람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현명한 재판도 있지요.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고 판단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불완전성과 모순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불완전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이 심리하고 주재하는 법정도 불완전합니다. 비록 헌법은 재판의 심급을 3심제로 정하여 오류를 막으려 하였고, 미국에서는 배심제(물론 우리나라도 지난번 사법개혁을 통해 배심제를 도입하여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등을 통해 법관의 판단을 대신하도록 하지만 이러한 판결에 불완전성이 내포함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간혹 우리는 몇십년전 판결을 정정하는 재심판결을 보기도 하며, 과거의 재판 오류를 인정하는 법원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필자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판사들의 모습을 봅니다. 그중에는 존경할만한 인품과 비범한 판단력으로 고개숙인게 만드는 분도 계시고,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고압적이고 위압적인 분도 계시며, 자신의 선입관이나 인식의 한계에 사로잡혀 계신 분도 있습니다. 또한 억울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법원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는 경우도 많지만 오히려 억울한 사법피해를 입고서도 그것이 구명되지 않아 피해를 입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이러한 오판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권력앞에 선 인간의 유약함이나 인간인식과 판단 능력의 한계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사형폐지론자들은 이러한 인간의 오류를 사형제 폐지의 논거의 하나로 삼기도 하지요.

이러한 법과 재판제도에 대해 우리 인간들이 취해야 할 바른 태도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판결이 났다고 해서 감정적인 비판을 할 것이 아니라 차분히 상급심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법과 재판제도에 대해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더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조금이라도 더 불의한 일이 없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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