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학교’는 1978년 당시 저명한 역사적 인물인 ‘세종’과 일반 명사인 ‘대학(교)’가 결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세종대학교는 자신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로서 30여 년간 입시홍보, 교육 및 학술활동 등에 사용하여 왔음을 전제로 고려대학교가 세종캠퍼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하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세종’은 저명한 역사적 인물의 명칭이다. 실제로 ‘세종’이라는 명칭의 상표는 국내에만 355개에 이른다. 따라서 세종이라는 이름은 특정인만이 자신의 영업표지로서의 식별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이 ‘세종’이라는 인물에 대하여 느끼는 존경심 및 긍지를 가지고 있어 누구나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단어는 현재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고등교육기관으로 그 분야를 한정한다 하더라도 공익상 이를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캠퍼스(campus)’라는 단어는 ‘들판’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여 주로 ‘대학 등의 교정 또는 구내’를 의미하는 것으로 간혹 ‘대학’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대부분 보통명사로서 일반적인 대학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특정 대학의 명칭으로 사용되면서 ‘대학교’에 갈음하여 사용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며, 영문 표기 시에도 종합대학은 ‘University’, 단과대학은 ‘College’로 표기하되, 분교가 있을 경우에 분교가 소재하고 있는 지명 뒤에 ‘Campus’를 부기하여 표기하는 것이 통례이다.

그리고 ‘세종캠퍼스’ 또는 ‘Sejong Campus’는 ‘세종(Sejong)’이라는 인명에 대학의 교정 또는 분교를 나타내는 보통명사인 ‘캠퍼스(Campus)’가 결합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종시 또는 그 부근에 위치한 대학의 분교를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될 뿐이다. 따라서 세종대학교’의 입장에서도 일부 ‘세종캠퍼스’라는 명칭이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대부분 원세종대학교의 교내 소식지에서 사용된 일부 표현에 불과할 뿐 아니라 그 경우에도 ‘세종대학교의 교정’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거나, ‘세종대학교캠퍼스’에서 ‘대학교’가 생략된 것에 불과하여, ‘세종캠퍼스’ 또는 ‘Sejong Campus’가 세종대학교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로서 사용되었다거나, 나아가 주지성을 획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세종대학교의 영업표지는 각 식별력이 없는 ‘세종’, ‘대학교’가 결합하여 전체로서 주지성을 획득한 것에 불과하며, 따라서 고려대학교가 사용하는 영업표지의 각 요소인 ‘고려’, ‘대학교’, ‘세종’, ‘캠퍼스’ 및 ‘세종캠퍼스’도 각각 독립하여서는 식별력이 없다. 따라서 ‘세종대학교(Sejong University)’와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Korea University Sejong Campus)’가 유사하다고 판단되지도 않는다.

또한, 영업주체의 오인·혼동 가능성도 없다. 대학교육 서비스의 수요자인 수험생과 학부모, 대학생의 입장에서 이 두 명칭이 오인을 하거나 어떤 연관이 있다고 혼동할 염려도 없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입장에서 고려대학교가 동 대학의 세종캠퍼스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하여 세종대학교의 영업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세종이라는 이름은 세종대학교만이 고유하게 사용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를 상용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