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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경영 | 위기의 시대와 참모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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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섭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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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변화의 시대에는 탁월한 지도자와 함께 충성스런 참모가 요구된다. 현명하고 충직한 참모는 조직과 기업을 일으키고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중국 한(漢)을 건국한 유방(劉邦)에게는 장량,한신,소하,진평,조참 등의 막강한 참모들이 있었으나, 항우(項羽)에게는 유일했던 참모였던 범증마져 떠나버렸다. 유비에게는 제갈량이 태조 이성계에는 정도전,조준 등의 참모와 수양대군에게는 한명회 등의 충직하고 유는한 참모가 있었다.

중국에서 최초로 전국을 통치하게된 패자(覇者)였던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이란 참모의 조력에 크게 힘입었다. 관중은 임종 직전 자신을 찾아온 환공에게 마지막으로 간언을 했다. “신은 폐하께서 역아易牙와 수조竪刁, 계방啓方을 멀리하셨으면 합니다.” 환공이 물었다. “역아는 자기 아들을 삶아 과인에게 바쳤는데 충신이 아니더냐?” 그러자 관중이 대답했다.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자식도 죽이는 사람이 폐하께 독한 마음을 먹지 말란 법이 있겠습니까?” 환공이 다시 물었다. “수조는 과인을 보필하기 위해 환관을 자처했는데 더 이상 무엇을 의심하겠느냐?” 관중이 대답했다.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자신의 신체 일부를 잘라낼 수 있을 정도로 잔혹한 사람이 폐하께도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환공이 말했다. “위혜공衛惠公 삭의 손자 계방은 부친이 돌아가셨는데도 한 번 가보지 않고 15년이나 과인을 돌봤으니 무엇을 의심하겠느냐?” 관중이 말했다.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부친상을 당했는데도 가보지 않는 사람이 폐하께도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있습니까?” 라고 말하며 이 세사람을 멀리하도록 특별한 간청을 드렸다. 관중이 사람을 평가하고 간신은 구별하는 기준은 ‘인지상정’이었다. 인지상정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마음이다. 관중은 인지상정을 저버린 이들 세 사람의 행동을 의심한 것이었다. 역아, 수조, 그리고 계방이 환공에게 보인 성의는 언뜻 황제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거짓된 모습이었다.

환공이 죽자 이후의 권력을 탐하는 신하들에 의해 한 달여 동안 장례를 치르지 못하며 암투가 발생했다. 후에 역아는 수조 일당과 병사를 이끌고 황궁에 들어가 정변을 일으켰으며, 계방은 기회를 틈타 군사를 이끌고 위나라에 투항했다. 충신이자 현자였던 관중의 간신구별은 지금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춘추오패(春秋五覇)의 마지막 시기에 오왕 부차(吳王 夫差) 신하 백비는 대표적 간신의 하나로 경쟁자 오자서(伍子胥)를 시기하며 왕을 잘 못 보필하여 오를 멸망시켰음에도 불구하고,자신이 지난날 월왕 구천(越王 句踐)에게 베풀었던 은혜만 믿고 착각하여 월나라에 입궁해서 구천에게 축하를 드렸으나 구천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자네는 오나라의 재상 태제(太帝)인데 감히 이래라 저래라 하겠는가? 자네의 왕이 양산에 있으니 그를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라 하며 명령을 내려 가차 없이 간신 백비의 목을 베고 전 가족을 몰살시켰다.

우리 역사에도 조선제국 말기의 을사 5적의 매국행위와 자유당 때의 이기붕, 군사독재 정권하의 간신들도 조직과 지도자를 무너뜨리는 직접적 계기가 된다.

간신들의 대표적 행태로는 ‘겉으로 명분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이권 싸움에서는 부모 자식 간이라도 양보하지 않는다. 충직한 다른 참모를 시기 질투하며 모함해 반드시 목적을 이룬 다음에야 그만둔다. 은혜와 의리를 버리고 양심을 팔아 버리며,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엄청나고 무서운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자신의 작은 공은 크게 부풀리고 잘못은 숨기며 죄와 책임은 남에게 덮어 씨운다. 파당을 지으며 자신과 뜻이 다르면 배척하고, 어질고 뛰어난 인물을 조직에서 내쫓는다. 간신들은 자신과 그 가족이나 파당의 이익이 중요하지 국가와 백성은 안중에 없다. 조직의 비전이나 목표보다 자신의 입지를 생각하며 조직의 기강을 어지럽힌다.

항상 모든 시대에는 탁월한 지도자와 참모가 존재해 왔다. 중요한 것은 바른 인재를 찾아 바른 장소에 쓰는 일이다. 관중이 ‘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를 적절히 쓰는 군주가 없는 것을 걱정하라’고 했듯이 어려운 시대와 변화의 여건에서 최적의 인재를 발탁해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탁월한 리더의 최고의 덕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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