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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경영 | 우리시대와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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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섭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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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1.12~ )이다. 그는 교토부 교토시에서 출생하여 와세다대 문학부 연극과에 입학, 학원 분쟁으로 학교가 폐쇄되는 가운데 영화와 재즈 클럽을 드나들고 1971년 결혼, 1975년 대학을 졸업했다. 1974년부터 1981년까지는 고쿠분지[國分寺]의 센다가야에서 재즈음악다방 피터 캣을 경영하다 어느 날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유명작가가 되었다. 일본의 주요 문학상인 군조(郡像)신인문학상,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賞)상을 수상하였으며, 노벨문학상에도 매번 거명되고 있다. 현대소설가로 장편·단편 소설, 번역물, 수필, 평론, 여행기 등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하고, 1987년 정통적인 연애소설 《상실의 시대》를 발표해 62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하루키 신드롬을 낳았다.

그는 마라토너로서도 유명하다. 달리기와 작가의 글쓰기, 특히 장편소설처럼 호흡이 긴 글쓰기야 말로 에너지를 잘 조절해야 하는 마라토너의 그것과 닮았다해도 ‘달리는 소설가’는 드문 일이어서 그의 달리기론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는 혼자 있고 싶다는 것, 남을 신경쓰지 않고 하루에 1시간쯤 달리며 나 자신만의 침묵의 시간을 확보하는 일, 그것이 그에게는 절실했다는 얘기다. “나의 정신 위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업이었다. 적어도 달리는 동안은 누구와도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를 듣지 않아도 된다.”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나는 원칙적으로 공백속을 달리고 있다. 공백을 획득하기 위해서 달리고 있다는게 옳을 것이다.”

달리기는 동물이 육상에서 다리를 이용해 움직이는 가장 빠른 방법을 말하며, 스포츠에서는 특정 시점에서 모든 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는 걸음걸이로 정의한다. 유산소 및 무산소 운동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다. 또한 달리기는 자신과의 싸움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자신한계의 극복으로 또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표현하는 한 방법으로도 달리기가 활용되기도 한다.

캐나다의 장애인 영웅 테리 폭스(Terry Fox;1958~1980) 달리기가 갖는 강력한 주장과 메시지를 보여준다. 캐나다를 시점으로 시작한 테리폭스 달리기 대회는 매년 전 세계 55여개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암 연구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캐나다 횡단 마라톤을 감행하다 사망한 22세의 젊은 청년, 테리 폭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대회로서 수익금 전액은 대회가 개최된 지역사회의 암연구 단체에 지원에 쓰여진다. 테리폭스는 열여덟에 그는 골육종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하루가 다르게 그의 몸으로 퍼져 나갔으며, 의사는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했다. 1980년 4월 12일.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주 세인트존스의 바닷가에서 스물두 살이 된 그는 한쪽 다리에 의족을 단 채 캐나다 지도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입고 의족을 단 오른쪽 발을 내디뎠다. 캐나다 대륙 8000여㎞를 횡단하는 도전을 시작하여 온갖 어려움에도 왼발과 의족으로 6개 주를 통과했다. 그렇게 143일을 달렸다. 세인트존스의 바닷가로부터 5300여㎞를 달렸다. 하루 평균 37㎞를 달린 셈이었다. 그러나 그는 144일째 되던 날엔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다. 암이 재발했고, 암세포가 폐로 전이됐기 때문이었다. 또다시 처절한 투병 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병상에서도 “내가 끝내지 못하더라도 마라톤을 이어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몇 개월 후 그는 결국 숨을 거뒀다. 그의 도전과 지향했던 정신은 후세 많은 사람에 힘과 용기를 주고 그를 기념하는 달리기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도 왕따당한 한 젊은이가 대륙을 횡단하는 달리기로 사랑과 자아실현을 하는 푸근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달리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새로운 출발과 도전의 메시지를 준다. 다만 달리기는 지독한 인내와 고독을 이겨내는 기다림과 절제가 요청됨은 분명하다. 그것은 흡사 히말라야 고산을 등정하는 등산가의 심정으로 부단히 쉬지 않고 걷고 오르는 행위를 지속한다. 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기를 연단하고 자기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다시 발견하고 새롭게 전진하는 이들의 모습을 전해 준다. 바쁘고 조급하며 쉽게 달아오르고 또 쉽게 식어버리는 우리사회에 긴 호흡과 긴 기다림과 자신과의 오랜 대화와 성찰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달리기는 매우 의미있는 길이며 한 대안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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