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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 | “하나님, 저 애를 돌봐주세요. 따뜻하게 입혀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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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용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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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타 도시로 고등학교를 가게 된 아들의 기숙사 입사를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게 서둘렀다. 네 시 쯤, 출발에 앞서 가정예배로 식탁에 모였다. 다니엘 1장을 함께 읽고 다니엘과 그 친구들이 유다 왕국 망한 후 바벨론에 잡혀가서 지냈던 포로생활의 치열함을 나누었다. 3년의 고등학교 생활이 포로생활은 아니지만 다니엘에게 주셨던 지혜와 용기와 믿음을 하나님께 받아 지내라고 권면한 후에는 기도를 해야 했다. 나는 아내에게 미뤘다.

안 울어야겠다고 많이 결심하고 준비했는데 안 되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도 힘들었는지 간절하게 날 보는 눈빛을 외면할 수 없어 내가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 참 감사합니다.”

한마디를 해놓고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어쩌면 그렇게 많은 눈물이 흐르는지 주체할 수 없었다. 겨우 수습하며 또 몇 마디, 인도하심을 구하고, 또 눈물이 쏟아지고, 말을 할 수 없고, 또 조금 몇 마디하면서, 한 10분 가까운 긴 기도를 했다. 아들도 눈물 가득, 아내도, 딸도 눈물이 흘러 주체하기 힘든 가정예배를 드렸다.

기숙사 입사 예배를 드릴 때도 또 많이 눈물을 참았다. 군대에 아들을 보낼 때도 눈물 나겠지만 열일곱 살 아이를 보내놓고 2주에 한번 씩 집에 오게 된다니 불안했다. 그것도 사내아이를 보내놓고 빨래는 어떻게 할 것이며, 등등 생각해보니 너무 걱정이 앞섰다. 이후 한 주간을 나와 아내는 ‘빈 둥지 증후군’에 빠졌다. “우리 아들, 뭐 할까?” 빈방을 둘러보고 허전한 마음에 힘들고…. 하지만 이제 일주일 지났으니 이발이라도 하고 힘내야겠다!

나온 지 40년이 가깝지만 너무 멋진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묘사하는 부모의 기도를 다시금 들쳐보았다. 자식 보내놓고 해야 할 일, 이제 기도뿐임을 절감한다. 이 영화에는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지만 특히 안식일을 시작하는 금요일 저녁에 드리는 가정 예배의 장면이 멋지다. 분주한 하루 일을 서둘러 마치고 겨우 시간을 맞추어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의 식사 자리에 가족들이 예배로 모인다. 급하게 일하다 돌아와서 예복을 입고 자세를 가다듬은 가장 테비에는 아내 골데와 함께 듀엣으로 같이 멋진 찬양의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를 기원합니다.
불명예스럽지 않게 지켜주옵소서.
우리 모두가 이스라엘의 빛나는 이름 룻과 에스더처럼 행하게 해주옵소서.
세상에서 칭송을 받게 해주옵소서.
하나님, 우리를 악에서 구하옵소서.
축복하여 주시고 장수하게 도와주옵소서.
안식일에 드리는 우리 기도를 들어주옵소서.
우리의 딸들이 좋은 어머니가 되고
훌륭한 부인이 되도록 도와주시고 돌볼 남편들을 보내주옵소서.
고통이 없게 보호해 주시고 은혜를 내려주시옵소서.

하루하루 광야 인생을 걸어가는 가족들을 위해 가장이 할 수 있는 멋진 중보기도의 샘플이 아닐 수 없다. 다섯 딸들로 인해 전통의 가치에 많은 혼란을 겪는 아버지 테비에는 또 다른 멋진 기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 운동을 하는 청년을 좋아하는 둘째 딸이 시베리아로 유배를 간 남자친구를 따라가려고 할 때 기차를 태워 보내며 아쉬운 작별을 하며 딸을 위해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저 애를 돌봐주세요. 따뜻하게 입혀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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