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경영에 있어서 “가치 중심의 경영(Value Centered Management, VCM 또는 Value Based Management, VBM)”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은 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이윤을 최대로 남겨 투자자들의 부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가치 중심의 경영’은 기업이 활동하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업의 핵심 가치들을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기업을 운영해 나간다는 생각이다.

국내에도 법인을 두고 영업하고 있는 한 다국적 제약회사의 비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제약회사가 존경을 받으려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여 고가에 판매함으로써 기업이윤을 극대화하고 결과적으로 주주들의 수입을 늘려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그 회사가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치료할 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하여 획기적인 신약을 개발하였더라도 적정한 이윤만을 남기고 판매하여 많은 어린 생명을 구하게 되었다면 그 사회의 구성원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기업이 가치 중심의 경영을 하려면 소비자 또는 시민들로 부터 이미 받고 있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하여 더 탁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 공급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고, 그 기업의 투자자들이나 경영자들은 사회에 공헌하는 보람을 갖게 될 것이므로 적정한 이윤을 얻으며 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영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가치 중심의 경영은 기업경영 뿐 아니라 우리 변호사들의 개인의 삶 또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제적인 부나 웰빙(well being)을 추구하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가치 중심의 삶은 진실, 착함, 아름다움, 믿음, 사랑, 소망, 평화, 약자를 위한 봉사, 생명의 존엄, 정의의 수호와 인권보호 등 선한 가치들을 지키고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변호사 또는 더 넓게 법조인들은 법치주의국가의 운영에 있어서 인권과 정의, 적법절차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수 불가결한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그 자격이 주어지는 이유에 비추어 볼 때 본질적으로 가치 중심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법조인들이 가치 중심의 삶을 살려면 우선은 돈, 명예, 권력, 편안함을 잃기도 하고 사회의 주류인 기득권층으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고통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나, 영원의 관점에서는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고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삶을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던 정부이던 간에 반드시 지키고 발전시켜야할 가치들을 정하고 그 구성원들이 모두 그러한 가치들을 지키려고 애쓰는 가치 중심의 삶 또는 경영은 하루, 이틀 걸려 쉽게 익숙해 질 수는 없다.

그러나 가치 중심의 삶과 경영을 실천하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자세를 가다듬어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모르는 사이에 체질이 변화되어 익숙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본인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유익을 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