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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 | 사랑의 힘으로 퇴치할 이 시대의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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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용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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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괴물>, 이 영화 봤을 때는 정말 실감났다. 외국 영화들 중에 괴물 나오는 영화들이 더러 있지만 영화 속에서나 무서울 뿐이지만 한강에서 괴물이 나왔다는 영화이고 보니 영화 본 다음날 원효대교 주변을 차로 지날 때 기분이 이상했다!

괴물은 힘을 모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이다. 그럼 괴물은 무엇인가?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버리도록 시킨 미군 의사(가 직접적인 원인 제공), 바이러스를 억지로라도 찾아내어 자기들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미국 당국, 바이러스를 대항하는 에이전트 옐로우를 실험하는 기회로 여기는 미국만이 괴물은 아니다. 봉준호 감독의 미국에 대한 비판이 여러 곳에 담겨있고 미국이 ‘큰 괴물’인 것은 틀림없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볼 때 드러나는 대로 말이다.

하지만 또 다른 아류 괴물들이 있다. 무력하고 과민하며 우왕좌왕하는 정부이다. 또 그 와중에 돈 뜯어먹는 공무원도 ‘한 괴물’ 한다. 병원에서 강두 가족의 탈출을 돕고 한강 주변 하수구의 지도와 총을 제공하고 1,140만원의 수고비를 요구하고 지갑 속의 카드까지 뜯어가는 조폭 똘마니들도 징그러운 괴물들이다. 또 현서 삼촌의 선배라는, 뒤룩뒤룩 살찐 녀석은 현상금 타먹으려고 후배를 고발하며 수작부리는 ‘빈대’ 괴물이다. 이 정도면 우리 사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괴물들의 실체가 거의 드러나는 것 아닐까. 바로 그런 곳에서 괴물이 나왔다.

이 괴물을 무찔러 이겨야 한다. 괴물을 이겨내는 힘은 무엇일까? 방역에 앞장서고 호들갑을 떠는 정부? 아니다. 괴물과 맞장 뜨면서 팔 하나가 절단될 정도로 용감했던 미군 하사관, 또 에이전트 옐로우라는 항바이러스 물질을 쏟아 붓는 미국? 아니다. 어림없다. 강력한 괴물은 그런 것들로 이겨낼 수 없다. 그럼 또 어떤 강력한 힘이 있단 말인가? 있다.

바로 가족의 사랑이다. 죽은 현서의 사진 앞에서 할아버지는 뼈있는 말을 한다. “니 덕에 우리가 다 모였다.” 가족이 다 모이는데 13년이 걸렸다. 이것은 물리적인 만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딸아이 낳고 13년 전에 도망간 며느리, 결혼도 않고 사고 쳐서 난 애를 사고로 보낸 안타까운 가정사 속에서 가족이 하나가 되는 사랑의 힘이 드디어 발산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가족의 힘은 세대 별로 차이가 있다. 먼저 박희봉 할아버지. 이 할아버지는 인생의 관록이 있는 멋진 분이다. 일이 되게 하는 융통성과 능력을 가졌다. 좀 모자라는 큰아들을 감싸면서 가족을 이끄는 지혜와 힘을 가진 멋진 어르신이다. 안타깝게 괴물에게 희생된다.

아버지 박강두와 삼촌, 그리고 고모는 각자가 가진 개인기로 괴물과 맞선다. 마지막 장면에 괴물과 맞서는 가족의 사투가 이 영화의 압권인데, 각자 특기를 제대로 살린다. 4년제 대학을 나왔지만 내내 데모만 했던 삼촌은 화염병을 던지고, 잡히지 않고 도망가는 능력으로 결국 한 건 한다. 전국체전 양궁에서 동메달을 딴 고모는 내내 활을 들고 다니다가 결국 마지막에 괴물을 불태워죽일 때 한 몫 했다.

아버지 박강두는 별다른 개인기가 없지만, 자식 사랑하는 마음, 새끼 잃은 부모 속 냄새는 십리 밖에서도 난다는 그 특유의 부성애로 결국 괴물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해 사투를 마무리한다. 여기에, 소외된 사람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한 노숙자가 괴물의 몸에 석유를 콸콸 부어서 화공(火攻)의 단초를 마련한다.

먹이를 저장했다가 먹는 특성이 있던 괴물에게 잡혀간 현서도 용감했다. 나중에 잡혀온 아이를 구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다가 결국 괴물에게 잡힌다. 자신은 죽는 상황에서도 아이를 꼭 끌어안아 보호해 결국 그 아이는 살려내는 일종의 모성애를 보여준다. 이렇게 사랑과 자신들의 주특기를 가지고 괴물과 맞서는 가족의 사랑은 확대된다. 노숙자와 집 없는 천사였던 형제 중 생존한 꼬마아이에게까지....

총을 옆에 두고 한강 공원 매점을 아이와 함께 지키는 강두는 죽은 현서 대신 ‘집 없는 그 아이와 함께 살면서 <괴물-2->를 가장 먼저 맞닥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재미없어 채널을 돌리는 티비에서는 괴물 사건의 원인이 “잘못된 정보 때문이었다”고 미국이 발표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생존해나가야 한다. 가족의 사랑으로, 소외되고 핍박받는 자들의 단합된 힘으로 이 시대의 괴물과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럼 오늘 우리 시대에 우리가 퇴치해야 할 괴물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 어디에나 괴물이 있다. 정치계, 경제계, 학계, 문화계, 종교계 등등. 궁극적으로 하나님나라를 대적하는 괴물 사탄이 있다. 비리로 온통 얼룩진 그 각 분야의 괴물을 어떻게 퇴치할 수 있는가?

직업인은 직업인답게 괴물퇴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사가 약을 하수구에 부으라고 강요한다고 부으면 안 된다. 상사가 모르면 가르쳐주고, 그래도 강요하면 보고와 고발체제로 목숨 걸고 맞서야 한다. 잘리면 잘리는 거지, 뭐 그리 아쉬운가. 평생직업 시대에, 그렇게 불의에 항거하다가 잘린다면 ‘무공훈장’보다 훨씬 나을 텐데 말이다.

죄책감에 한강에 투신해 괴물의 밥이 되는 그 한국인 영안실 근무자의 모습은 참 안타깝다. 우리 사회의 복잡한 괴물을 퇴치하는 방법은 그렇게 나약한 도피가 아니다. 박강두 가족처럼 사랑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세상의 불의에 사랑으로 맞서 싸워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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