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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분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적응능력과 그리스도인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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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오용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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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떠한 문제를 대할 때 자칭 보수라고 하는 쪽에서 이러한 입장을 취하면 자칭 진보라고 하는 쪽에서는 자신들이 취하는 입장이 실제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에 상관없이 반대의 주장을 하면서 그러한 내용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봉건적인 일인 우상화의 독재체제를 가진 북한에 대하여 개방을 요구하고 주민들에 대한 인권의 보장을 요구하는 주장을 하면 보수적이고 반대로 그러한 정권에 대하여 협력을 강조하면서 북한주민들의 인권에 대하여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진보진영의 입장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자칭 보수, 자칭 진보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행태이다.

그러나 인권탄압에 대하여 항거하고 인권의 신장을 위하여 주장하고 행동하는 것은 전 세계 각국의 역사에 있어서 진보진영의 가장 주된 활동이고 사상이었다. 따라서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는 관계없이 보수 측에서는 진보 측의 주장에 반대하고 진보 측에서는 보수 측이 붙들고 있는 내용을 잘못이라고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다.

얼마 전 불법낙태를 줄이기 위한 정부 한부처의 법제위원회에서 본인이 소속되어 있는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낙태반대운동연합은 기독교와 생명윤리의 관점에서 강간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와 임신을 지속할 경우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이 심히 위태하게 될 경우 등 태아의 생명의 희생과 동등하거나 더 중요하고 시급한 다른 생명이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예외적인 경우의 낙태만을 허용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런데 자칭 진보 측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단체는 여성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는 입법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태아의 이상으로 장애아가 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대하여는 장애인여성들의 주장을 고려하여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을 표현하였다.

어떤 면에서는 태아가 장애아든 정상아든 간에 출생하도록 그 생명을 지키고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 여성의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옹호하는 자칭 진보 측의 입장보다 생명존중에 있어서는 더 진보적인 태도일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어떤 주장이 관점에 따라 보수적이라고 할 수도 있고 진보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분열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대립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회의 구성요소들인 개인이나 집단, 세력들 간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적응의 능력이 낮은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우리사회의 권위주의적인 정치권력의 독점현상에 대한 소위 민주화투쟁의 과정에서 이러한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한 속칭 "운동권"과 그렇지 않은 "비운동권"간에 선을 그어 놓고 각자 자신들의 문화를 발전시키며 상호간의 교류나 이해, 대화가 단절된 소통의 부재가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닌가.

그리스도인은 성경의 진리에 반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문화에 대하여 인정하고 용납하며 주안에서 화평과 일치를 이룩해 나가야 할 화평케 하는 자로서 정과 반의 대립을 넘어서서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여야 할 문화적인 사명이 있다.


권오용 변호사(인천 제2장로교회 장로, 법무법인(유) 로고스 구성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부소장,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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